전통우방 인도와 사이 나빠진 방글라 "중국과 관계 강화"
기사 작성일 : 2025-01-22 14:00:58

악수하는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4년 7월 1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셰이크 하시나 당시 방글라데시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신화통신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델리= 유창엽 특파원 =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의 퇴진 후 오랜 우방 인도와 사이가 나빠진 방글라데시의 한 당국자가 인도와 대립하는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과도정부의 루트피 시디키 국제문제 특사는 전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자국과 중국 간에 "더 많은 협력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디키 특사는 이어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더 많은 국가와 더 가까운 관계를 맺을 것이다. 다자주의는 오늘날의 (세계) 질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방글라데시에 더 많은 투자를 해주길 기대한다"면서 재생에너지와 태양광 발전 등의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런 언급은 방글라데시와 전통적 우방인 인도와의 관계가 하시나 전 총리의 퇴진 후 나빠진 가운데 나왔다.

하시나는 수주간 대학생 시위를 유혈로 진압하다가 수백명이 사망한 지난해 8월 초 신변 위협을 느껴 자신의 정부를 지지해온 인도로 달아나 지금까지 머물고 있다.

이후 무슬림 다수국 방글라데시에선 하시나 정부를 지지해온 것으로 알려진 소수 힌두교도가 공격받는 사례가 늘어났다.

이에 힌두교도 다수국 인도는 하시나 퇴진 후 들어선 방글라데시 과도정부에 힌두교도 보호를 요구했다.

이 문제로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선 서로 상대국을 비난하는 항의 시위가 잇따르는 등 관계가 악화해왔다.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이런 가운데 인도가 국경문제로 인해 앙숙관계인 파키스탄과 협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하시나 총리가 최근 15년간 집권하는 동안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은 '밋밋한' 관계를 이어왔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나아가 국경문제 등으로 인도와 대립하는 중국과도 관계 강화에 나서는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

토우히드 호사인 과도정부 외교 고문(장관격)은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해 대중관계 강화에 나선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중국은 방글라데시가 1971년 파키스탄과 독립전쟁을 벌일 때 파키스탄을 지지했으며, 1975년 방글라데시와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인도는 독립전쟁 당시 방글라데시를 지원해 방글라데시의 승리를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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