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실무그룹' 美행정명령에도 시장 반응은 일단 '미지근'
기사 작성일 : 2025-01-24 11:01:02

23일(현지시간)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들어보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 임미나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가상화폐 관련 정책을 검토할 실무그룹(워킹그룹) 신설 등을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큰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정보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나오고 약 3시간 뒤인 오후 6시 15분(미 동부시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0.5% 오른 10만4천288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기준으로는 비트코인 가격이 24시간 전보다 0.25% 내린 10만4천242달러를 기록했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2.7% 올랐지만, 리플(1.67%↓)과 솔라나(3.36%↓), 도지코인(2.56%↓) 등 대부분의 주요 가상화폐가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발행한 밈 코인 '오피셜 트럼프'도 하루 전보다 3.02% 내렸다.


23일 오후 6시 15분(미 동부시간) 기준 코인베이스 가상화폐 시세


[코인베이스(Coinbase) 웹사이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블룸버그 통신과 코인데스크 등 매체들은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번 행정명령에 비트코인의 전략적 자산 비축에 관한 내용이 명시되지 않은 데 대해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이었던 작년 7월 비트코인 콘퍼런스에 참석해 "내가 당선되면 미국 정부가 현재 보유하거나 앞으로 취득하게 될 모든 비트코인을 100% 유지하는 것이 내 행정부의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범죄 단체 등에서 압수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매각해 왔다.

이날 발표된 행정명령에는 가상화폐 관련 정책을 검토하는 실무그룹(워킹그룹)이 국가 차원에서 디지털 자산을 비축하는 방안에 대한 평가를 포함한 입법 관련 제안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해 6개월 이내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이번 명령은 연방 정책의 끝이 아니라 시작에 가깝다"며 "가상화폐를 지지하는 대통령은 그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행정명령에 비트코인 비축 안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향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상화폐 펀드 스플리트 캐피털 설립자인 자히르 에브티카르는 "잘 생각해 보면,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단 1개 사는 것도 엄청나게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며 "다른 모든 정부가 뒤따라 사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잠재적인 국가 디지털 자산 비축량을 평가한다는 것은 실제 뉴스 이상으로 낙관적인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코인베이스 글로벌의 미국 정책 담당 부사장인 카라 칼버트는 "대통령이 디지털 자산을 수용하고, 비정부 전문 지식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자문위원회를 만든 것"이라며 "이는 시장의 근본을 완전히 변화시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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