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팔레스타인 구호 UN기구에 "30일까지 예루살렘서 나가라"
기사 작성일 : 2025-01-25 12:00:58

총탄 자국이 가득한 요르단강 서안 대피소 벽면에 부착된 팔 난민구호기구 로고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신재우 기자 =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활동하는 유엔 구호기구에 이달 말까지 동예루살렘 사무소 운영을 종료하고 떠나야 한다고 통보했다.

24일(현지시간) AFP, DPA 통신에 따르면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늦어도 2025년 1월 30일까지 예루살렘에서의 활동을 중단하고 도시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무소에서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작년 10월 UNRWA가 이스라엘 및 이스라엘이 1967년 6일 전쟁 이후 점령한 동예루살렘에서 활동하지 못하도록 한 법안을 가결했다. 동예루살렘 사무소는 UNRWA의 행정적 허브 역할을 해왔다.

당시 의회는 법률 발효일을 올해 1월 15일로 정했다. 의회는 UNRWA를 테러 단체로도 지정했으며, 이스라엘 정부와의 소통 및 협력도 금지했다.

이스라엘은 재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자국을 기습공격할 때 UNRWA 직원 12명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래 지속적으로 UNRWA 직원들이 테러에 가담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필립 라자리니 UNRWA 사무총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UNRWA의 활동을 막는 것은 가자지구 휴전을 방해할 수 있으며,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은 사람들의 희망을 다시 한번 무너뜨리는 것"이라면서 "UNRWA의 활동은 가자지구와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 전역에서 계속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엔도 앞서 UNRWA의 활동을 제한하는 이스라엘의 법률이 팔레스타인 주민에게 '대단히 파괴적인 결과'를 미칠 수 있다면서 규탄한 바 있다.

이스라엘 의회가 가자지구나 이스라엘군이 점령중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의 UNRWA 활동을 금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서의 활동은 일단 계속될 전망이다.

라자리니 총장은 앞서 활동할 수 있는 지역에서 머무르며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과 행정적으로 소통할 수 없게 돼 기관 운영이 한층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UNRWA는 1948년 1차 중동전쟁 때 팔레스타인 난민 70만명을 지원하려고 설립된 유엔 산하 구호기구다.

현재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에 거주하는 약 600만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에게 의료와 교육 등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특히 전쟁중인 가자지구에서는 실향민 수십만명에게 식량과 피란처 등 인도적 지원을 담당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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