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펄벅재단 창립 60주년…다문화가정 복지 증진 '한길'
기사 작성일 : 2025-02-01 09:00:32

펄벅기념관


(부천= 강종구 기자 = 부천에 있는 펄 벅기념관. 펄벅기념관은 펄벅 여사가 세운 소사희망원 터에서 2006년 개관했다.

(부천= 강종구 기자 =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펄 벅(Pearl S. Buck) 여사를 기리며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을 펼치는 한국펄벅재단이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는다.

1일 경기도 부천시에 따르면 한국펄벅재단은 펄 벅 여사가 미국 필라델피아에 펄벅재단을 설립한 이듬해인 1965년 11월 출범했다.

소설 '대지' 집필 후 1932년 퓰리처상과 1938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펄 벅이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과 직접적인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6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92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태어난 그는 생후 3개월 만에 선교사인 부모님과 함께 중국으로 건너가 생활한 덕분에 아시아에 깊은 관심을 지니고 있다가 1960년 11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전쟁고아와 혼혈 아동에 대한 차별 없는 사랑을 실천해 온 펄 벅은 1965년 11월 펄벅재단 한국지부를 설립하고 1967년에는 경기도 부천 심곡동에 소사희망원을 세웠다.

소사희망원 개원식 날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라며 기뻐한 펄 벅은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소사희망원에서 아이들을 돌보면서 편견과 불평등을 줄이는 데 여생을 바쳤다.

펄 벅은 한국의 독립운동사를 배경으로 한 소설 '살아있는 갈대'(1963) 서문에서는 '한국은 고상한 사람들이 사는 보석 같은 나라'라고 묘사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한국 사랑 덕분에 펄 벅은 1968년에는 최진주라는 한국 이름으로 서울시에서 명예 시민증을 받기도 했다.

펄 벅은 1973년 8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 미국 그린힐스농장에 안장됐고, 2천여명의 아이들이 거쳐 간 소사희망원도 1975년 문을 닫았다.

하지만 2006년 소사희망원 터에 '펄벅기념관'이 건립되면서 그의 박애 정신은 여전히 부천의 중요한 유산으로 남아있다.

펄벅기념관에는 소설 '대지'와 '살아있는 갈대' 등 각종 저서와 관련된 자료, 소사희망원 출신 1천30명이 자신의 이름을 적어 펄 벅의 80세 생일에 선물로 준 산수화, 펄 벅의 유품 등이 전시돼 있어 가장 낮은 곳에서 사랑의 불꽃을 피운 펄 벅의 생애를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부천시는 옛 소사희망원 자리에 펄벅기념관을 건립한 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소외된 사람들을 향한 펄벅 여사의 박애 정신이 잊히지 않도록 시 차원에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펄벅 여사


[한국펄벅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천에 사무처를 둔 한국펄벅재단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펄 벅의 박애 정신을 기리며, 조화롭고 행복한 다문화사회 정착을 위한 사업을 더욱 다양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한국, 미국, 중국 등 3개국이 순환하며 열던 펄벅국제학술심포지엄을 하반기 중 개최할 예정이다.

재단은 또 건강·의료(Health), 교육(Education), 생계(Livelihood), 사회·정서(Psycho-social) 등 다문화가정과 아동을 지원하는 'H.E.L.P 사업'을 내실 있게 지속해 수행할 계획이다.

권택명 한국펄벅재단 상임이사는 "한국도 다문화사회로 접어들고 있는데 국경과 인종을 넘은 펄 벅의 박애 정신이 우리 사회에 더욱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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