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서 쿠란 소각한 이라크인 피살…"외세 연계 가능성"
기사 작성일 : 2025-02-01 21:00:58

2023년 9월 쿠란 소각 시위하는 살완 모미카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 송진원 특파원 = 스웨덴에서 과거 이슬람 경전 쿠란을 불태우거나 발로 차는 등 논란을 일으킨 이라크 출신 남성이 피살됐다.

1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2018년 스웨덴에 망명한 이라크인 살완 모미카(38)가 지난달 29일 스톡홀름 남쪽 쇠데르텔리에에 있는 자기 아파트에서 괴한들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스웨덴 현지 언론에 따르면 모미카는 자신의 틱톡 계정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하던 중 총격을 당했다.

이 상황은 신고받은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모미카의 휴대전화를 끄기 전까지 실시간으로 방송됐다.

수사 당국은 이튿날 아침 용의자 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는 용의자들이 20∼60세 사이로, 일부는 가족 관계라고 전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번 사건의 배후에 "외국 세력이 연계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보당국이 이 사건에 밀접히 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살완 모미카 피살 현장 조사하고 나온 스웨덴 경찰들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라크 북부 모술 지역의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모미카는 2018년 스웨덴에 망명했다.

그는 2023년 6월부터 스웨덴 내 이라크 대사관이나 이슬람 사원 근처 등지에서 쿠란을 불태우거나 발로 차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그는 "쿠란이 스웨덴 법에 반하며, 증오와 폭력을 선동한다"고 주장했다.

스웨덴 경찰은 헌법적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모미카에게 시위를 허가했다가 이슬람권 국가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라크 정부는 그를 범죄자로 간주해 그의 신병 인도를 스웨덴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고, 이라크 쿠파(Koufa)시는 그를 살해하는 사람에게 200만 달러(약 29억원)와 2kg의 순금으로 만든 쿠란을 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살해 위협을 수도 없이 받아 온 모미카는 사망 전날 온라인에 올린 동영상에서 "모든 사람은 자신의 원칙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죽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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