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반도체 토론회서 "'몰아서 일하기 왜 안되냐'에 할말 없더라"
기사 작성일 : 2025-02-03 14:00:02

'주52시간제 예외' 반도체법 토론회 좌장 맡은 이재명 대표


김주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법 적용제외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 디베이트'를 주재하고 있다. 2025.2.3

박경준 오규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일 반도체 특별법 도입과 관련, "특정 산업의 연구·개발 분야 고소득 전문가들이 동의할 경우 예외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냐 하니 할 말이 없더라"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이날 국회에서 개최한 반도체 특별법 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이 대표는 "저는 기본적으로 노동시간제에 예외를 두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 점을 설득하지 못하면 '그게 왜 안 되지'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도체 특별법은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들이 노사 서면합의로 주52시간 상한제를 초과하는 기준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노동계가 반대하는 반도체 특별법 도입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들은 양측의 입장을 토대로 곧 반도체 특별법과 관련한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토론회에서는 재계가 요구해 온 '주52시간제 예외'를 두고 재계와 노동계가 갑론을박을 벌였다.

기업인들은 반도체 분야 노동시간 유연화에 찬성했지만, 노동계는 산업재해 증가 우려 등을 들어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밝혔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반도체 산업은 기술 중심의 산업으로, 첨단 기술이 바탕이 된다"며 "이 중심에 기술 개발이 있고, 그 중심에 연구자가 있는데 시간을 기준으로 연구·개발을 하면 성과가 나기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외와 비교해서도 우리의 원천 기술이 취약하므로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재범 SK하이닉스 R&D 담당은 "고객이 요구한 메모리를 공급하고 평가 시 문제가 발견되면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러려면 연구원의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준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주52시간제 예외' 반도체법 토론회


김주성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법 적용제외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 디베이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3

반면 손우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위원장은 "장시간 노동이 혁신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며 "노동 환경과 근로 조건을 개선하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반도체 특별법에 담긴 52시간 예외는 노동자에게 심각한 위협"이라며 "장시간 노동자의 비중이 높은 나라일수록 자살률과 심혈관질환 발생이 높다는 조사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했다.

이들과 의견을 같이하는 권오성 연세대 교수도 "전 삼성전자 회장은 '직원이 게을러 망하는 조직은 없다'고 했다"며 "삼성전자가 잘 나갔던 2010∼2017년 사이에 CEO는 '하드워크'가 아닌 '스마트워크'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이 대표는 직접 쟁점을 정리하는 등 토론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 대표는 반도체특별법 찬성 측을 향해 "총 노동시간을 늘리자는 것인가. 아니면 노동시간을 늘리는 게 아니라 어느 한 시기에 압축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인가"라며 묻기도 했다.

찬성 측에서도 "총근로시간을 늘리는 것은 근로기준법 대원칙을 깨는 것"이라는 김태정 삼성글로벌리서치 상무와 "총 노동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안 전무의 의견이 엇갈렸다.

그러자 국회 산업통상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로 토론회에 참석한 김원이 의원은 "총 노동시간 문제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라며 근로기준법 대전제를 깰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손 위원장은 "총 노동시간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반도체 특별법상 주52시간제 예외는 여전히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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