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볼 '스리피트' 이렇게 어렵다…머홈스의 캔자스시티도 실패
기사 작성일 : 2025-02-10 17:00:45

아쉬워하는 캔자스시티 치프스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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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진 기자 =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우승으로 끝난 제59회 슈퍼볼은 미국프로풋볼(NFL)에서 '스리피트'(프로 스포츠에서 3시즌 연속 우승)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줬다는 게 미국 매체들의 평가다.

10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린 제59회 슈퍼볼에서는 필라델피아가 캔자스시티 치프스에 40-22로 완승했다.

필라델피아가 2018년 이후 7년 만이자 구단 사상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캔자스시티의 스리피트 도전도 막을 내렸다.

스리피트는 1980년대 후반 미국프로농구(NBA)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의 팻 라일리 감독과 슈팅가드 바이런 스콧이 '리피트'(repeat·반복을 뜻하는 2연패)를 넘어 3연패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처음 쓴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숫자 3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스리(Three)와 반복(repeat)을 합친 조어로, 이후 미국 스포츠계에서 3연속 우승의 대업을 일컫는 말로 자리잡았다.

현역 최고 쿼터백으로 꼽히는 패트릭 머홈스가 이끄는 캔자스시티는 최근 6년 가운데 5차례 슈퍼볼에 진출하며 '왕조'를 구축했다.

이번 슈퍼볼에서 최초로 3연속 우승에 도전했으나 전반에만 0-24로 끌려간 끝에 전세를 뒤집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미국 매체들은 필라델피아의 뜻깊은 우승만큼이나 캔자스시티의 3연패 좌절에 비중을 두고 보도하고 있다. 그만큼 슈퍼볼 스리피트가 어려운 과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캔자스시티는 슈퍼볼 3연패에 도전했다가 아쉽게 실패한 9번째 팀이 됐다"며 마이애미 돌핀스, 댈러스 카우보이스, 덴버 브롱코스 등 앞서 3연패를 노렸던 8개 팀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피츠버그 스틸러스는 1974년과 1975년, 1978년과 1979년 연속으로 우승해 두 차례 3연패 기회를 받았으나 1976년과 1980년 모두 슈퍼볼 무대를 밟지 못했다.


캔자스시티와 필라델피아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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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자스시티에 앞서 3연패에 도전한 연속 우승팀 8곳 가운데 3개 팀은 콘퍼런스 결승, 2개 팀은 디비전 라운드에서 탈락했다. 3개 팀은 플레이오프에도 오르지 못했다.

두 차례 우승을 이룬 후 또 한 번 슈퍼볼 무대를 밟은 캔자스시티가 NFL 최초의 스리피트에 가장 가까이 갔던 셈이다.

NFL은 엄격하게 연봉 상한선(샐러리캡)을 제한하는 종목이라 매년 전력 변동이 극심해 3시즌 연속 우승 전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NFL뿐만 아니라 대대적 자본 투입을 통해 명문 구단의 위상을 꾸준히 유지하는 유럽과 달리, 전력 평준화를 지향하는 미국 프로 스포츠에서는 3연패 사례가 매우 드물다.

미국 4대 프로 스포츠를 통틀어 마지막으로 3연속 우승을 이룬 팀은 2000∼2002년 NBA의 LA 레이커스다.

이번에 캔자스시티가 필라델피아를 넘었다면 미국 4대 프로 스포츠 역사에 23년 만에 3연패 달성팀으로 기록될 터였다.

공교롭게도 NFL 역사에서 스리피트 달성을 연거푸 막은 팀이 올해 슈퍼볼 우승팀인 필라델피아다.

역대 최고 선수로 꼽히는 톰 브레이디(은퇴)가 이끈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도 2017, 2018, 2019년 3연속으로 슈퍼볼에 진출했다.

2017, 2019년 우승을 차지한 브레이디의 뉴잉글랜드는 2018년에는 필라델피아에 33-41로 패해 3년간 두 차례 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1967년 슈퍼볼이 출범하기 전에는 3연패 사례가 있었다. 그린베이 패커스가 1929∼1931, 1965∼1967년 모두 정상에 선 바 있다.

그러나 양대 콘퍼런스가 맞붙는 결승으로서 슈퍼볼 체제가 들어선 이후에는 3연패를 이룬 팀이 없다.


아쉬워하는 캔자스시티 치프스의 패트릭 머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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