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기적의 스케이터' 이승훈, 마지막 경기서 후배들과 새 역사
기사 작성일 : 2025-02-11 17:00:44

'원 팀(One Team)'이 일궈낸 은메달


(하얼빈= 서대연 기자 =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 출전한 정재원, 박상언, 이승훈이 은메달이 확정된 뒤 태극기를 들고 링크를 돌고 있다. 정재원, 박상언, 이승훈은 3분 47초 99의 기록으로 빙속 은메달을 추가했다. 2025.2.11

(하얼빈= 김경윤 기자 = 이승훈(36·알펜시아)은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출전하는 국제대회마다 기적 같은 성과를 내면서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했다.

쇼트트랙 유망주였던 이승훈은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을 약 1년 앞둔 2009년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놓치자 과감한 결정을 했다.

올림픽의 꿈을 되살리기 위해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 전향했다.


이승훈의 어린시절


스피드스케이팅 이승훈의 1995년 7월 리라초등학교대회 당시 역주 모습. 2010.2.24

그리고 전향 후 채 1년도 되지 않아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 출전해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5,000m 은메달, 남자 10,0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파란을 일으켰다.

서양 선수들의 전유물로 꼽히던 남자 장거리에서 얻은 성과라 더욱 의미 있었다.


<올림픽> 황금승훈!


(밴쿠버= 김현태 기자 = 24일 밴쿠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1만미터 경기에서 이승훈이 올림픽 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확정 지은 후 플라워세리머니에서 은메달리스트 러시아의 스코브레프와 동메달리스트 네덜란드의 봅 데용이 무동을 태우자 환호하고 있다. 2010.2.24

그는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을 1년 앞두고 열린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선 한국 빙상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그는 남자 5,000m, 남자 10,000m, 남자 팀 추월, 매스스타트에서 4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선수 최초로 동계 아시안게임 4관왕에 올랐다.

쇼트트랙 선수들을 포함해 그 누구도 거두지 못한 성과였다.

평창 올림픽에선 남자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후배들과 출전한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포효하는 이승훈


(강릉= 박동주 기자 = 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승훈이 환호하고 있다. 2018.2.24

이승훈은 평창 올림픽 후 불미스러운 일로 징계를 받아 선수 인생의 큰 위기를 겪었다.

또래 선수들은 대부분 기량 저하로 은퇴의 길을 걸었고, 이승훈도 그대로 선수 인생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다.

그러나 이승훈은 복귀 후 다시 왕좌에 복귀했다.


[올림픽] 태극기 휘날리며


(베이징= 임화영 기자 = 정재원, 이승훈이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오벌)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은메달, 동메달을 획득한 후 기뻐하고 있다. 2022.2.19

전성기 기량을 회복하진 못했지만, 꾸준히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뽐내며 한국 장거리 간판으로 활약했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선 매스스타트 동메달을 획득하며 올림픽 4개 대회 연속 메달 금자탑을 쌓았다.

이승훈은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남자 5,000m에서 6분32초43의 기록으로 4위를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3위 선수에게 단 0.89초 뒤졌다.

'한 끗' 차이로 메달 획득에 실패한 이승훈은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 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이번 대회 마지막 출전 종목, 남자 팀 추월에서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대표팀 후배 정재원(의정부시청), 박상언(한국체대)과 함께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이 메달로 한국 선수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신기록을 수립했다.

2011 아스타나·알마티 동계 아시안게임과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7개, 은메달 1개를 획득한 이승훈은 쇼트트랙 김동성(금3·은3·동2)과 함께 동계 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공동 1위를 달리다가 이 종목 메달 추가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하나되어 획득한 은메달


(하얼빈= 서대연 기자 =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 출전한 정재원, 박상언, 이승훈이 역주하고 있다. 정재원, 박상언, 이승훈은 3분 47초 99의 기록으로 빙속 은메달을 추가했다. 2025.2.11

마지막 동계 아시안게임, 최후의 질주에서 이승훈은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승훈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내년에 열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마지막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이승훈의 기적 같은 레이스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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