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책상 앉아 옆에 머스크 세운 트럼프…의도한 연출이었나
기사 작성일 : 2025-02-12 22:01:00

결단의 책상에 앉아 머스크의 발언을 지켜보는 트럼프 대통령


[AP . 재판매 및 DB 금지]

이신영 기자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 등장해 정부효율부(DOGE) 조치의 정당성을 강조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상황을 의도적으로 연출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CNN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투샷'이 시사주간 타임의 최근 표지사진을 의식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된 장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타임은 지난 7일 머스크가 미국 대통령만 앉을 수 있는 백악관 집무실 '결단의 책상'에 앉아있는 합성 사진을 표지로 실었다.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은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음을 비판하기 위한 연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이와 관련해 "타임이 아직 영업중이냐"라며 조롱하듯 답했지만, 실제로는 이를 의식하고 있었고 의도적으로 자신이 앉은 결단의 책상 옆에 머스크를 세워둔 모습을 대외적으로 보여줬다는 것이다.


타임지 표지의 머스크


[타임지 표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CNN은 이날의 '쇼'가 DOGE에 대한 정치적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일단 머스크로 하여금 백악관 집무실에서 30분간 연방정부 구조조정의 정당성을 설파하도록 해줘 두 사람 간 결속에 문제가 없음을 명백히 보여줬다는 것이 CNN 지적이다.

CNN은 이어 머스크가 30분간 서서 이야기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결단의 책상에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로 짚으며 이 장면이 타임의 표지사진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머스크가 실세이긴 해도 대통령을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확인시킨 셈이다.

NYT도 트럼프 대통령이 머스크를 집무실로 불러 카메라 앞에 서게 한 것은 흥미로운 순간이라고 짚었다.

NYT는 불과 나흘 전 타임의 표지사진에 대한 반응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은 결단의 책상에 굳건히 앉아있고 머스크는 자신의 옆에 서서 '조연'의 역할을 하는 타임 표지의 '개정판'을 의도적으로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코를 파는 머스크의 아들


[로이터 .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머스크의 백악관 집무실 회견에서는 다섯 살 난 아들 '엑스 애시 에이 트웰브'(X Æ A-Xii)가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엑스는 머스크의 목말을 타고 집무실에 등장했고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결단의 책상 옆에 서서 코를 파거나 하품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옆에 바짝 다가가 그를 쳐다보거나 결단의 책상에 매달려 주저앉는 모습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이 아이는 엑스이고 아이큐가 높은 대단한 친구"라며 머스크의 아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아들을 목말 태워 행사장에 나타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 어린이가 등장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결단의 책상에 매달리듯 기댄 머스크의 아들


[AFP .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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