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통합 갈등 '촌극' 충남대·한밭대 글로컬대학 올해도 좌초(종합)
기사 작성일 : 2024-08-28 20:01:10

충남대(왼쪽)·한밭대 정문


[충남대·한밭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 정찬욱 기자 = 통합을 전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차 글로컬 대학 30 사업에 재도전한 충남대와 한밭대가 28일 교육부 최종 선정에서 탈락하면서 지역 사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국립 대학이라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에서도 두 대학 간 자존심과 적극적인 협상력 부재 등 '자중지란'으로 무산을 자초했다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는 "줄지 안 줄지도 모를 '파이'를 놓고 누가 더 많이 가져가는 것을 놓고 2년째 다투다가 (파이는) 구경도 못 한 꼴"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두 대학은 통합을 둘러싼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거듭된 진통 끝에 지난 21일 대면 심사 직전에서야 극적 합의를 했다.

하지만 이런 갈등으로 애초 참석자 명단을 제출하지 않은 한밭대뿐 아니라 대전시까지 두 대학 입장을 고려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심사에 최종 합의문은 반영되지 못했다.

이 합의문은 결국 다음날 제출해야 하는 추가서류와 함께 한국연구재단에 전달되는 '촌극'을 빚었다.

이들 대학은 사업 본지정 계획서 제출 전부터 통합 대학의 교명,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및 캠퍼스 재배치, 학생 졸업장에 표기되는 교명 등에 대해 입장 차가 컸다.

제출 이후에도 한밭대는 이를 이유로 충남대에 사업 계획서 제출 철회를 요청하기도 했다.

충남대는 이날 교육부 결과 발표 직후 보도자료에서 "한밭대와의 통합 논의를 공식적으로 중단하고 내부 역량 결집을 통한 새로운 혁신을 추진해 국가 거점 국립대학으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남대 김정겸 총장도 학교 구성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모든 과정과 결과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지난 과정을 거울삼아 촘촘히 더 준비해 내년 글로컬 대학 사업에 다시 도전하고,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비 등 다양한 재정지원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밭대도 이날 오후 오용준 총장 담화문을 통해 '송구스럽다'는 말과 함께 그간의 과정을 설명하고 "양교 간 상호 존중과 신뢰 없이 협력 기반의 대형사업 추진이 더 이상 불가능했다"며 "통합 논의도 종료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린공대형 교육혁신을 도입하고, 철저한 특성화에 기반한 글로컬 대학 사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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