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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환 기자 = 영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을 일부 중단 하기로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미국과 막후 갈등을 벌였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익명의 영국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 미국이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에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 중단에 대한 우려를 비공개적으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측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이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을 외면한다는 신호를 준다면 협상 타결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하지만,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2일 하원에서 이스라엘에 수출하는 무기가 국제인도법을 위반하는 데 쓰일 수 있다며 관련 수출허가 중 약 30건의 효력을 중지한다는 결정을 공개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수치스러운 결정'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영국을 비난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영국의 '주권적'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미국은 영국의 기준에 따라 평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린 미국 법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미국은 그들(이스라엘)이 국제인도법을 위반했다는 결정을 내린 적이 없다. 이스라엘의 방어역량을 지원하기 위해 해야 할 모든 것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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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타임스는 영국 정부가 더 일찍 이번 결정을 발표하려 했으나 미국과 이스라엘이 비공개적으로 '개입'(intervention)해 오면서 발표 시점이 늦춰졌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보도와 관련, 수출 중단 결정은 어디까지나 타국의 영향 없이 영국 국내법에 따라 독자적으로 내려졌다고 영국 외무부는 반박했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선 영국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제1야당인 보수당 소속인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하마스가 이기길 바라느냐"며 노동당이 이끄는 현 정부를 비난했다.

국제앰네스티(AI)를 비롯한 인권단체들은 정반대로 이번 조처가 "너무 제한적이고 미흡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각료는 "미국은 개입이 무용했다는 걸 알게 되고, 친(親)팔레스타인 (영국) 의원들은 '충분치 못했다'고 말하며 이스라엘 지지자들은 '제정신이 아니다'란 반응을 보일 것"이라면서 "모두를 만족시키려다 모두를 분노하게 만드는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을 중단하거나 제한한 국가는 영국 외에도 이탈리아, 스페인, 캐나다, 벨기에, 네덜란드 등이 있다. 미국과 독일, 덴마크 등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