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고통" 이란 최고지도자 말에 인도 "자기 돌아보라" 발끈
기사 작성일 : 2024-09-17 18:00:58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 이란 최고 지도자가 인도 내 무슬림들이 핍박받고 있다고 발언하자, 인도 당국이 스스로를 돌아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얀마와 가자, 인도 또는 다른 곳에서 무슬림이 겪는 고통을 모른다면 우리는 스스로를 무슬림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에 이란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가짜뉴스로 용납할 수 없다"며 "강력히 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수자 문제를 언급하는 국가는 다른 나라를 언급하기 전에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이슬람 신정국가를 표방하는 대표적인 이슬람 국가이자 이슬람 시아파 맹주이며, 인도는 힌두교도가 절대다수인 나라다.

이 때문에 이란에서는 기독교인이나 이란 내 소수인 수니파 무슬림이 탄압·차별받는 일이 많다.

인도에서도 소수인 무슬림이 탄압이나 차별받는 일이 종종 벌어지며, 국경을 맞대는 이슬람국가 파키스탄과는 오랫동안 갈등을 빚고 있다.

하지만 인도와 이란은 이전부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프가니스탄 등으로 연결되는 이란 남동부 차바하르항을 인도가 10년간 개발하고 운영하기로 계약하기도 했다.

다만 하메네이는 2012년 인도 카슈미르 분쟁에 이란이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인도가 예민하게 생각하는 문제들을 언급해 갈등을 빚어왔다.

인도 북부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 간 분쟁 지역이다. 1947년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할 때 카슈미르의 다수인 무슬림은 파키스탄으로 편입을 원했지만, 소수이자 힌두교도였던 지도층은 인도 편입을 결정해 지금까지도 분리 독립 운동이 벌어지는 등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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