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자료사진]

임지우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필요한 AI 칩(반도체)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상무부가 중동으로 수출 규제를 완화하는 새로운 규칙을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동의 데이터센터들은 이제 미국으로부터 반도체를 들여올 수 있는 포괄적 수출 허가 대상인 'VEU(검증된 최종 사용자)' 자격에 지원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는 미국 기업이 중동에 반도체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했는데, 여기서 제외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다.

이번 조치는 최근 중동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사우디 정부는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미국 업체 엔비디아의 AI 칩 수입을 시도해오고 있으며,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가 UAE 국영 AI 기업에 15억 달러(약 2조 937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미국 기업들도 중동 AI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현재 미국 반도체 수출이 금지된 중국 기업들이 중동을 통해 미국산 첨단 반도체 기술에 접근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하고 미국 기업이 중동과 중앙아시아 국가에 반도체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허가를 받게 했다.

해당 수출 통제가 이번에 완화되면서 미 상무부는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에도 나설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기술 보안 및 안전을 위해 VEU에 지원한 데이터센터 업체와 더불어 데이터센터가 위치한 국가 정부와도 협업할 계획이라고 한 미 당국자는 밝혔다.

미 상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VEU에 지원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철저한 검증을 진행해 미국의 기술이 국가 안보에 반하는 방식으로 전용되는 것을 막을 안전장치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미국과 글로벌 안보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국제적인 AI 개발을 촉진하는 것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