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섬 달군 지긋지긋 열대야 끝…가을 내려앉은 한라산
기사 작성일 : 2024-10-02 16:00:40

파도가 반가운 사람들


(제주= 박지호 기자 = 2일 오전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서퍼들이 파도를 즐기고 있다. 2024.10.2

(제주= 김호천 기자 = 제주 섬 전역을 달궜던 폭염이 수그러지며 사상 최장 열대야도 사실상 끝났다.

2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본격적으로 열대야가 시작된 7월부터 9월까지 제주시(북부) 지역 열대야 총일수는 74일을 기록했다.

1923년 기상 관측 이후 최장이다.

과거 1위였던 2022년 50일보다 무려 24일이나 길게 이어졌다.

보통 8∼9월에 열대야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9월에는 1∼7일 정도로 그치는데 올해는 9월에만도 19일이나 발생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열대야가 이어진 연속 열대야 일수도 47일에 달했다.

이 또한 2위 39일과 3위 33일에 비해 훨씬 길었다.

같은 기간 서귀포(남부) 지역 열대야 총일수 역시 68일로, 2위 2013년 57일보다 11일 많았다.

성산(동부) 지역 열대야 총일수는 60일로, 2위인 지난해 35일보다 25일이나 늘었다.

이 곳에서는 지난달 29일 아침 최저기온도 25.0도로 열대야가 나타났다.

고산(서부) 지역 열대야 총일수는 50일로, 2위 2018년 40일에 비해 10일 많았다.

이처럼 올해 제주 모든 지점 열대야 일수가 사상 최장기간 이어지며 가장 무더운 여름이라는 새 기록을 썼다.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한다는 한로(寒露)를 일주일가량 앞둔 이날 북서쪽에서 다소 강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제법 기온이 내려가 더는 열대야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전날보다 2∼6도가량 낮아져 이번 가을 들어 가장 낮은 아침 기온을 기록한 곳이 많았다.

주요 지점 최저기온은 서귀포 21.4도, 제주 20도, 고산 19.7도, 성산 17.9도, 산천단 15.4도, 한남 13.7도를 기록했다.

한라산 성판악 11.9도, 진달래밭 6.7도, 윗세오름 5.4도로 산지는 추위가 느껴질 정도의 기온을 보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6일 아침 최저기온이 조금 올라갈 것으로 보이지만 열대야 기준인 25도에는 미치지 못할 것 같다"며 " 제18호 태풍 끄라톤의 강도와 진로, 상층 기압골 등에 따라 예보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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