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도 외교갈등, 트뤼도·모디에겐 호재?
기사 작성일 : 2024-10-16 12:01:01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모디 인도 총리


(AP= 2023년 9월 1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모디 인도 총리가 서로 보지 않은 채 지나가고 있다. 2024.10.16

임지우 기자 = 최근 인도와 캐나다 간 외교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상황이 양국 지도자들에게는 정치적으로 유리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크교 분리주의 단체 지도자 피살 사건을 둘러싸고 외교 갈등을 빚어온 인도와 캐나다는 전날 또다시 상대국 외교관을 대거 추방하고 나서면서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캐나다 외무부는 지난해 발생한 시크교 분리주의 단체 지도자 피살 사건 조사와 관련해 자국 주재 인도 외교관 및 영사관 직원 등 6명을 추방한다고 밝혔다.

이에 인도도 자국 주재 캐나다 외교관 6명을 추방하는 맞대응에 나서며 외교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로이터는 이번 외교관 추방전이 양국 총리들에게는 단기적으로 '정치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고 있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번 일로 자신을 향한 사퇴 압박을 다소 덜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


[AP 자료사진]

앞서 트뤼도 총리는 자신을 향한 일부 의원들의 사퇴 요구에 대한 질문에 "당 내부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에 얘기할 때가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은 정부와 모든 의원들이 캐나다의 영토 주권을 위해 개입에 맞서는 것, 그리고 이 어려운 순간에 캐나다 국민들을 돕기 위해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인구의 2%를 차지하는 시크교 공동체는 트뤼도 총리의 자유당을 지원해왔다.

시크교 분리 독립에 반대하는 인도 정부와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트뤼도 총리는 시크교 공동체로부터 지지를 결집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높은 물가 등 해결이 시급한 국내 문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이번 일로 인한 지지율 상승효과는 단기적인 선에서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크리스틴 드 클레르시 캐나다 트렌트대 정치학과 교수는 "물론 단기적으로는 좋은 점이 헤드라인을 대체할 수는 있지만, 해결해야 하는 국내 문제들의 목록은 먼 나라에서 일어난 이 하나의 사건보다 훨씬 더 길고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최근 총선에서 3연임에는 성공했지만 기대했던 압승에는 실패해 국정 운영에 다소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와의 갈등이 격화할 경우 국내적으로 모디 총리는 국가 안보를 지키는 강한 지도자로의 이미지를 부각해 지지를 모을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인도의 싱크탱크 옵저버 리서치 재단의 외교 정책 수석인 하시 판트는 로이터에 트뤼도 총리가 인도를 더 공격할수록 모디 입장에서는 더 좋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모디 총리는 "국가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위해 맞서는 국가의 지도자"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모디 인도 총리


[로이터 자료사진]

두 나라는 지난해 6월 캐나다 국적 시크교 분리주의 단체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가 캐나다에서 암살된 일을 두고 1년 넘게 외교 갈등을 빚고 있다.

트뤼도 총리가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을 이끌어 온 니자르의 살해 배후에 인도 정부 요원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인도와 외교 갈등이 촉발됐다. 시크교 분리주의 운동은 시크교 근거지인 인도 북부 펀자브 지역에 독립 국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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