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존슨 공저자 제임스 곽 "트럼프, 민주주의 위협"
기사 작성일 : 2024-10-18 14:00:58

올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사이먼 존슨 MIT 교수(왼쪽)와 처남 제임스 곽


['베이스라인 시나리오' 페이스북 계정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 이지헌 특파원 = 올해 노벨경제학상 공동 수상자인 사이먼 존슨(61)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불복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 가운데 그와 오랜 기간 공동저술을 해온 한국계 학자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제임스 곽(한국명 곽유신·55) 전 코네티컷대 로스쿨 교수는 17일(현지시간) 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존슨 교수는 번영에 있어 제도의 중요성을 연구한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면서 "현재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노벨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존슨 교수와 제임스 로빈슨 시카고대 교수, 다론 아제모을루 MIT 교수 등 3명은 수상 발표 직후 언론 인터뷰와 회견에서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으로 번영의 토대가 돼 온 미국의 포용적 제도가 공격받았다는 견해를 공통으로 밝힌 바 있다.

존슨 교수는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미국에서 자리 잡은 민주주의의 제도들이 압박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씨는 존슨 교수와 함께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부터 '베이스라인 시나리오'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정치, 경제, 정책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과 의견을 제시해온 인사다.

특히 '위험한 은행', '화이트하우스 버닝' 등 두 권의 책을 존슨 교수와 공동 저술하기도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존슨 교수의 처남이기도 하다.

곽씨는 인터뷰에서 "미국은 역사 속에서 매우 도전적인 순간들을 겪어왔지만, 언론의 자유와 민주적 제도를 유지하는 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하면 사법 당국을 이용해 자신의 정적을 수사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는 미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제임스 곽 전(前) 코네티컷대 로스쿨 교수


[제임스 곽 개인 웹사이트 사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곽씨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의 부친은 뉴욕시립대 브루클린 칼리지 수학과 교수를 지낸 고(故) 곽노섭씨다. 곽 전 교수의 부친은 1953년 서울대 문리대 수학과 재학 도중 학업을 마치지 못한 채 미국으로 이주했다고 한다. 모친 고 유인경 씨는 서울대 의대에서 미생물학 분야를 전공하고 1962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부친 곽노섭씨는 생전에 모교인 서울대에 10억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곽씨는 어린 시절 음악에 재능을 보였고, 고교 시절 첼로 연주로 줄리아드 음악원 예비학교를 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 예술가의 길을 택하는 대신 하버드대에 진학했고,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버클리)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자문업체 맥킨지에서 일했다.

맥킨지를 떠난 뒤에는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일하다 예일대 로스쿨에 진학해 법학으로 진로를 바꿨다. 이후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코네티컷대 로스쿨 교수를 지냈다.

곽씨는 "아버지는 자신이 미국으로 떠나올 적만 해도 한국이 오늘날 아이티(Haiti)와 같은 최빈국이었다고 회상하시면서 한국의 발전에 대해 항상 놀라워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비롯한 한국 문화의 성공에 대해 "한국은 경제 강국이 됐고, 이제는 문화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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