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정치적 요구한다고 김여사 기소하는게 더 정치검사"(종합2보)
기사 작성일 : 2024-10-19 00:00:29

위원 질의에 답하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김주성 기자 =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18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수원고검,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18

이보배 김다혜 권희원 기자 =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18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것은 오로지 수사팀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처분한 것일 뿐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지검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수사팀과 머리를 맞대고 제대로 처리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을 아끼는 전현직 검사들이 "이 사건을 기소하는 게 너에게 훨씬 좋다"는 말도 했다고 언급하며 "결국 검사는 기록을 보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안 좋은 상황에서 아무리 정치적으로 어떤 요구를 받는다고 해서 그것을 기소한다거나 처리를 미루는 게 더 정치검사라 생각했다"며 "누구를 돕거나 봐주려는 생각이 전혀 없다. 만약에 그렇게 하면 금방 드러난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주식 투자 경험이 있는 김 여사가 투자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무혐의 근거로 삼은 것을 두고 지적이 나오자 이 지검장은 "주식 거래를 많이 했다, 안 했다는 취지는 아니다"며 "과연 김 여사가 시세 조종에 쓰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정도의 전문성이 있을까 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김 여사가 몰랐다는 것인데 책임질 수 있느냐'는 물음엔 "책임질 수 있다"고 답했다.


답변하는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김주성 기자 =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18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과 관련한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0.18

2020∼2021년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도이치모터스 사건 초기 수사를 지휘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 의원이 수사 결과를 두고 부끄럽다고 평가하자 "제가 사건을 제대로 처리했다는데 왜 자꾸 부끄럽다고 얘기하느냐. 왜 저를 부끄러운 사람으로 자꾸 만드시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이 의원이 검사장 하실 때 코바나컨텐츠 영장이 기각됐던 것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다"며 "(검찰이) 일부러 코바나컨텐츠로 영장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의원이) 해명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이 의원이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앞서 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검찰이 도이치모터스가 아닌 코바나컨텐츠 사건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에 기각된 것'이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 당시 지검장인 이 의원이 답하란 취지다.

이 지검장은 도이치모터스 사건 종결 경위에 대해서도 "부임한 뒤에 빨리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수사팀이 꼭 필요하다고 한 대면조사를 한 뒤 사실심 종결심인 항소심 판결을 보고 한 달 만에 처리한 것"이라며 "4년 동안 계속돼 온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스로도 사건 처리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며 "저한테 정치 검사라고 계속 얘기하시지만, 진영을 가리지 않고 최대한 신속하게 결론을 낼 생각"이라고 했다. "제가 야당 의원들에 대해서도 많은 사건을 신속하게 종결해 드렸다"고도 언급했다.

전날 4시간 동안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을 진행한 것에 대해선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사 결과가 나와야 된다는 요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통상처럼) 불기소 이유만 간략하게 얘기할 경우 불신이 가중될 수 있었다"며 "기자들 질문이 떨어질 때까지 받으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김 여사 사건 처리와 관련해 "검찰이 국민이 납득할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 필리핀 동포 만찬 간담회 참석


(마닐라= 진성철 기자 = 필리핀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6일 오후(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페닌슐라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4.10.6

사건 처리 과정에 용산과의 교감이 있었다는 의혹 제기에도 선을 그었다.

지난 5월 김 여사 사건을 수사하던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부산고검장으로 사실상 '좌천성 영전'하고,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대검찰청 대변인을 맡았던 이 지검장이 부임하자 사건 처리에 용산의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지검장은 '윤 대통령에게 은혜를 갚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질의에 "대통령한테 받은 은혜가 없다"며 "제가 중앙지검장을 하고 싶다고 한 게 아니다. 상당히 모욕적인 질문"이라고 반발했다.

'검사 윤석열을 존경하느냐'는 질문을 받곤 "제가 대변인으로 모셨기 때문에 옆에서 많이 봤기 때문에 좌우 가리지 않고…"라고 평가했다. '검사 한동훈'에 대해선 "검사들 사이에서 큰 사건에 대해 돌파력과 수사 능력으로 인정받았다"고 언급했다.

'송경호 당시 검사장이 좌천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말에는 "당시 송 검사장이 부임한 지 2년 넘은 걸로 안다"면서도 "인사권자가 결정할 문제라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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