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주취해소센터 건립 추진에…종로구 "주거지에 조성 안돼"
기사 작성일 : 2024-10-23 18:00:31

인사말하는 정문헌 종로구청장


신현우 기자 = 정문헌 종로구청장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무악동주민센터에서 열린 서울시 주취해소센터 설치 반대 긴급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2024.10.23

정수연 기자 =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가 주취자를 임시 보호하는 주취해소센터(가칭) 설립을 검토하는 가운데 센터 후보지로 거론된 종로구가 반대 입장을 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23일 무악동 주민센터 강당에서 주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술집이나 클럽이 밀집한 곳이 아닌 종로구 조용한 주거지 한 가운데 주취해소센터를 조성하면 이송에 따른 기동력 저하와 주민 치안 불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는 내년 초를 목표로 보호자에게 인계하기 어려운 취객을 임시 보호하는 시설인 주취해소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 주취자를 보호할 만한 시설이 마땅치 않은 데다가, 지구대나 파출소에서 주취자가 난동을 피우는 경우가 많아 이들을 보호하는 시설을 만들자는 취지다.

또 되도록 종로구나 중구 등 도심과 가까우면서 병원과 멀지 않은 곳에 센터를 짓겠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서울시 주취해소센터 설치 반대 간담회


정수연 기자 = 서울시 주취해소센터 설치를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23일 종로구 무악동주민센터 인근에 붙어 있다. 2024.10.23

이에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인근 시유지(통일로 16길3)가 대상지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곳은 무악파출소와 새마을금고가 있던 자리고 현재 따로 쓰이지 않는 빈 곳이다.

하지만 무악현대아파트, 인왕산현대아이파크 등 주거지와 독립문초, 대신중고 등 학교와 어린이집이 인접해 있어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5살, 3살 딸아이들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주취해소센터는 유흥지역 등 접근성이 좋은 곳으로 가는 게 맞는다. 거주지역 한 가운데 세우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주취자들이 와서 토를 하는 등 이 주거지가 완전히 지저분한 쓰레기통, 오물통이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정 구청장은 "이곳은 인근 어린이집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 시설이 다수 분포돼 있다는 점이 고려돼야 한다"며 "님비(Not in my backyard·지역 이기주의)로 반대하는 게 아니라 여건에 맞는 곳에 센터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자치경찰위 관계자는 "주취해소센터 설립은 내년도 예산 심의를 거쳐야 확정되며, 센터가 들어설 구체적인 위치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취해소센터 설치 반대 의견 말하는 종로구민


신현우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무악동주민센터에서 열린 서울시 주취해소센터 설치 반대 긴급간담회 참석 구민이 발언하고 있다.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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