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견제에도 중국 '기술 굴기'…"5개 핵심 기술 글로벌 선두"
기사 작성일 : 2024-10-30 17:01:00

중국 베이징 모터쇼에 마련된 배터리업체 닝더스다이(CATL) 부스


[로이터 자료사진]

차병섭 기자 = 중국의 '기술 굴기'를 막기 위한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산업진흥책 '중국제조 2025'가 대체로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산하 블룸버그인텔리전스·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13개 핵심 기술 영역 가운데 전기차·리튬배터리, 무인항공기(UAV), 태양광 패널, 그래핀(차세대 나노 신소재의 일종), 고속철 등 5개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로 평가됐다.

중국이 글로벌 선두인 영역은 '중국제조 2025' 발표 당시인 2015년 3개에서 올해 5개로, 2030년에는 LNG 수송선까지 추가돼 6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중국이 선두는 아니지만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된 분야는 LNG 수송선, 제약, 대형 트랙터, 공작기계, 로봇,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7개였고 세계 수준에 뒤진 분야는 상업용 항공기 1개에 불과했다.

중국이 세계 수준보다 뒤진 분야는 2015년 7개에서 올해 1개로 줄었고 2030년에는 하나도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타르-타스 자료사진]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2018년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전쟁'을 시작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에도 반도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해왔다.

중국 경제 성장률 하락과 중국 기술기업들의 고전 등을 볼 때 이러한 미국의 정책은 언뜻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미래 먹거리 산업에서 중국의 입지는 계속 향상되고 있으며 '중국제조 2025'는 전체적으로 성공적이라는 게 블룸버그 평가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인들이 비야디(BYD) 등 중국산 전기차를 비롯해 중국산 스마트폰이나 태양광 패널 사용을 점점 더 늘리고 있는 만큼, 미국으로서는 중국을 봉쇄하려다 오히려 고립될 가능성까지 있다는 것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애덤 포즌 소장은 "미국 제재로 중국의 기술 굴기가 좌절되거나 느려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미국과 전 세계의 혁신 속도만 느려질 수 있다고 봤다.

블룸버그는 또 중국의 생산 우위가 역사적 고점 수준이라면서,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중국 제조업 상품 무역흑자 비율이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미국 이후 최대라고 설명했다. 이 수치는 지난해 기준 중국이 1.8%로 독일(0.3%)·일본(0.2%)·미국(-1.2%) 등을 앞섰다.

이러한 미·중 경쟁 배경에는 전쟁 가능성에 대한 고려도 있으며, 양측의 전면전 가능성을 고려할 때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서는 제조업 발전의 고삐를 늦출 뜻이 없는 상황이다.

미국의 제재가 집중된 첨단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장비 분야에서 중국이 고전 중이고 AI 분야 진전도 불명확하지만, 중국은 반도체 재고 비축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지난해 중국 파운드리업체 SMIC(중신궈지)가 만든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가 내장된 스마트폰을 출시해 시장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중국 투자은행 샹송의 멍선은 "중국 봉쇄 노력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우회로를 찾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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