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발사 ICBM, 美전역 타격 가능 화성-18형 개량형 추정
기사 작성일 : 2024-10-31 16:00:03

북한, ICBM 발사...전략미사일 능력 최신기록 갱신


(평양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31일 아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이번 발사를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전략미사일 능력의 최신기록을 갱신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험발사는 북한의 전략적 억제력의 현대성과 신뢰성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국방성 대변인은 설명했다. 2024.10.3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김호준 기자 = 북한이 31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사거리 1만5천㎞ 이상으로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8형' 개량형으로 추정됐다.

한국 국방부와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동해상으로 고각 발사돼 약 1천㎞를 비행한 이번 ICBM은 비행시간(86분)과 최고고도(7천㎞ 이상)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비행시간이 가장 길었고 최고고도가 가장 높았다는 점에서 이번 ICBM은 이전에 발사된 ICBM보다 사거리가 더 길어졌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정상 각도로 발사된다면 미국 서부의 로스앤젤레스(LA)는 물론 동부의 워싱턴DC와 뉴욕까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ICBM 발사와 관련해 "현재까지 초기 판단한 것으로는 (북한이) 신형 고체 추진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에 북한이 공개했던 12축짜리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서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어서 추가로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8일 관영 매체를 통해 12축 신형 TEL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2경제위원회 산하 국방공업기업소를 현지시찰했다고 보도하면서 김 위원장이 12축 TEL의 바퀴에 오른손을 얹은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기존에 북한이 공개했던 TEL 중 바퀴가 가장 많았던 것은 액체 연료 ICBM인 화성-17형을 탑재하는 TEL로 11축이다. 고체 연료를 쓰는 기존 화성-18형은 9축 TEL을 이용한다. 이는 화성-17의 미사일 길이가 23m 수준으로 20m가량인 화성-18보다 조금 길기 때문이다.

TEL의 바퀴 수가 늘어났다는 것은 위에 싣는 미사일의 길이를 늘이면서 더 긴 사거리를 확보하거나, 탄두 중량을 늘려 파괴력을 높였다는 뜻이다.

따라서 12축 TEL에서 고체 연료 화성-18형 개량형을 발사한 것이 사실이라면 기존 화성-18형(9축 TEL)보다 사거리가 길거나 탄두 중량이 클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화성-18형도 정상 각도로 발사하면 사거리가 1만5천㎞ 이상으로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ICBM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거리를 더 늘릴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따라서 개량형을 만들었다면 화성-18형보다 탄두 중량을 늘려 파괴력을 키울 의도였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이날 오전 7시 10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CBM 1발을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ICBM 발사 현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하면서도 발사된 ICBM의 명칭은 언급하지 않았다.

군사전문기자 출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발사한 북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최고고도 7천km 이상에 1시간 26분을 비행해 북한이 동해로 고각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중 최장 비행시간을 기록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며 "신형 ICBM은 화성-18형 개량형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합참은 신형 고체 연료 ICBM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화성-18형 개량형일지, 전혀 다른 새 ICBM으로 봐야 할 지에 대해서는 더 분석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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