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총선 모드' 돌입…"1월로 앞당겨야" 총리 압박(종합)
기사 작성일 : 2024-11-09 05:00:58

올라프 숄츠 총리(왼쪽)와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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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정치권이 의회 해산과 조기 총선을 기정사실로 간주하고 '선거 모드'에 들어갔다. 야권은 올라프 숄츠 총리가 조기 총선 시기로 제시한 내년 3월도 너무 멀다며 일정을 더 앞당기라고 요구했다.

8일(현지시간)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에 따르면 제1야당 기독민주당(CDU)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는 이날 원내 회의에서 오는 13일 총리 신임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1월15일 의회에 자신에 대한 신임 여부를 묻겠다고 선언한 숄츠 총리(사회민주당·SPD)는 전날 메르츠 대표를 만나 신임투표 전까지 예산안 통과 등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메르츠 대표는 "총리가 신임투표를 두 달 미루는 적절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야당은 집권 SPD가 시간을 끌면서 예산안과 연금제도 개편 등 각종 현안을 선거운동에 활용하려 한다고 의심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SPD 지지율은 16%로 3위에 처져 있다.

유권자들도 야당 주장에 대체로 동의했다. 전날 여론조사기관 인프라테스트 디맵 설문에서 응답자의 65%가 총선을 가능한 한 빨리 해야 한다고 답했다. 연방정부의 업무 수행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14%로 또 최저치를 경신했다.


독일 연방의회 앞 신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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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리 신임투표를 발의할 권한은 총리 본인에게만 있다. 숄츠 총리는 이날 "차분한 토론에 참여하고 싶다. 지금은 교섭단체 사이 대화가 필요한 때"라며 투표 날짜를 야당과 협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야당 주장대로 다음 주 의회에 신임투표를 부쳐 부결되면 대통령의 의회 해산을 거쳐 내년 1월 중순 총선을 치를 수 있다. 자유민주당(FDP)이 탈퇴한 뒤 연정에 남은 SPD와 녹색당의 합계 의석수는 324석으로 전체 733석의 절반에 한참 못 미친다. 연정 내부에서도 당초 내년 9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당겨야 한다는 데는 대체로 공감해 숄츠 총리 불신임과 조기 총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녹색당도 총선 체제로 전환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장관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새로 만들고 '총리 시대'라는 문구가 새겨진 팔찌를 찬 채 콧노래를 부르며 글을 쓰는 동영상을 올렸다. 그는 2019년 자신을 '녹색 나치'로 낙인찍는 등 정치적 대화에 적합한 플랫폼이 아니라며 엑스 계정을 폐쇄했었다. 엑스 소유주 일론 머스크는 독일 '신호등 연정'이 붕괴한 전날 자신의 계정에 독일어로 "올라프는 바보"라고 적으며 숄츠 총리를 조롱한 바 있다.


로베르트 하베크 경제장관(왼쪽)과 올라프 숄츠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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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베크 장관은 이날 오후 엑스에 동영상을 또 올려 총리 출마를 선언했다. 녹색당은 다음 주 전당대회를 열어 하베크 장관을 총리 후보로 지명할 전망이다. 2021년 총선에서 녹색당 총리 후보로 나섰던 아날레나 베어보크 외무장관이 이미 정부 일에 전념하겠다고 밝혀 당내 뚜렷한 경쟁자는 없다.

합계 의석수 196석인 자매정당 CDU와 기독사회당(CSU)은 메르츠 대표를 공동 총리 후보로 일찌감치 결정했다. 총리직 연임에 도전하는 숄츠 총리는 차기 총선에서 브란덴부르크주 포츠담에 있는 현재 연방의원 지역구에 다시 출마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SPD 지도부는 숄츠를 총리 후보로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중적 지지도는 같은 당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이 월등히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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