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정協 출범 하루전 탄핵 의협회장…개문발차 협의회 영향은(종합)
기사 작성일 : 2024-11-10 19:00:32

'탄핵 가결' 대의원총회 나서는 임현택 의협 회장


김성민 기자 =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임시 대의원총회를 마친 임현택 회장이 나서고 있다. 이날 대의원총회에서는 임 회장 불신임(탄핵) 투표가 가결됐다. 2024.11.10

성서호 오진송 기자 =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절반의 기대 속에 11일 출범한다.

야당과 다수의 의사 단체가 선뜻 참여하지 않으면서 '반쪽짜리'로 개문발차(開門發車)하겠지만, 정부 여당의 대표자들이 총리·부총리급으로 격상됨에 따라 협의체의 실효성은 커졌다.

의료 공백 사태의 핵심 축인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입을 모아 탄핵을 외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끝내 물러나게 돼 이들 '미래 의사'들의 협의 참여 공간이 다소 넓어질 수 있다.

10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 입학정원을 논의하고 의료 공백 사태를 해소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11일 닻을 올린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불참 의사를 고수하면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참여에 미온적이다.

이 때문에 당장 협의체는 '여의정'의 형태로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의사 단체에서는 의학 학술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학장 단체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두 곳이 참여한다.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전공의들은 수능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도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재검토하지 않는 한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의대 교수들도 여전히 협의체에 회의적이다.

반쪽짜리로 출범하지만, 협의체의 실효성은 커졌다.

정부 측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협의체에 나선다.

정부 최고위급 인사들이 참여함으로써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연내에 구체적인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3선의 이만희·김성원 의원과 함께 의사 출신 한지아(초선) 의원 등 3명이 대표자로 내정됐다.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10월 29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 자료사진]

협의체 출범과 맞물려 임 회장의 불신임과 의협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 향후 의정 간 논의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막말 논란, 전공의와의 불화로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던 임 회장은 이날 의협 대의원회 임시총회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탄핵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의협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60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치른다.

이날 임시총회를 앞두고 대전협과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임 회장을 탄핵할 것을 촉구했던 만큼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의협의 새 지도부와 함께 정부와의 협상 테이블에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이들이 당장 협의체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더라도, 임 회장 탄핵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게 의료계 내부의 전망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의대 교수는 "임 회장에 대한 대전협의 반감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회장이 바뀌고 새 집행부가 들어서면 전공의들이 지금과 똑같은 입장을 견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공의들이 대화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임현택 집행부'와 철저하게 선을 그어 온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도 상황이 일단락됐다는 듯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 소식을 담은 기사를 내걸고 "결국 모든 일은 바른길로"라고 남겼다.

그는 앞선 7일에 낸 입장문에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혀 의협 새 지도부와 동행할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10개월째 접어든 의정갈등


11월 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서 119구급대원이 환자 이송 후 구급차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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