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대출' 태광 前의장, 대출청탁 거절 저축은행 대표 해임
기사 작성일 : 2024-11-11 12:00:24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


[ 자료사진]

김아람 기자 = 150억원대 부당대출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김기유 전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의장이 대출 청탁을 거절한 계열사 대표를 해임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태광그룹은 11일 보도 참고자료를 내 지난해 8월부터 연말까지 그룹 감사를 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12월께 김모 당시 예가람저축은행 대표는 흥국자산운용 김모 상무와 저녁 식사를 하던 중, 합석한 서모 W홀딩스 대표로부터 굴착기 구입 자금 8억원의 대출을 요청받았다.

이튿날 김 전 대표는 담당 직원들에게 해당 대출 건의 검토를 지시했으며, 직원들은 "건설중장비 담보 대출은 규정도 없고 사례도 없다"며 취급이 불가하다고 보고했다.

이에 김 전 대표는 김 상무와 서 대표에게 연락해 대출이 어렵다고 전달했다.

그로부터 약 3개월 후인 2023년 3월 2일 태광그룹 경영협의회 이모 인사실장이 김 전 대표를 찾아가 D등급으로 나온 인사평가 결과와 해임을 통보했다.

앞서 인사실장은 김 전 의장으로부터 김 전 대표에 대해 조직관리 등에 문제가 많으니 인사평가 D등급과 해임을 통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예가람저축은행이 거절한 굴착기 담보 대출은 또 다른 태광그룹 계열사인 고려저축은행에서 이뤄졌다.

고려저축은행은 내부 규정을 개정해 작년 3월 29일 W홀딩스에 굴착기 구입 자금 8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이어 이은우 당시 고려저축은행 대표는 이틀 후인 3월 31일 예가람저축은행 대표로 선임되며 두 저축은행 대표를 겸직했다.

김 전 의장은 지인인 부동산 개발시행사 대표 이모씨의 청탁을 받고 작년 8월 이 전 대표에게 150억원 상당 대출을 실행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작년 11월 태광그룹의 외부 감사를 맡은 한 로펌의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올해 7월 이씨와 이 전 대표 등을 재판에 넘겼다.

김 전 의장은 이호진 전 태광 회장이 2011년 구속된 뒤 그룹 '2인자'로 경영을 맡았다. 로펌 측은 이 전 회장이 복역으로 경영을 맡긴 김 전 의장이 여러 비위를 저질렀다며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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