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에 아시아, 강달러 문제 직면 우려
기사 작성일 : 2024-11-21 13:01:02

위안화와 달러화 지폐


[로이터 자료사진]

차병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관세뿐만 아니라 강(强)달러 문제에도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 후 무역전쟁이 촉발할 경우 아시아 국가들에 많은 골칫거리가 생길 수 있다면서 강달러 문제를 거론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수입품에 대한 20% 보편 관세를 비롯해 감세, 불법 이민자 추방 등을 공약했으며 이러한 내용이 현실화하면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부담으로 작용해 고금리가 장기화할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달러 가치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5일 이후 3%가량 상승한 상태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 선을 넘나들고 있으며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등 아시아 주요 통화 가치도 달러 대비 약세다.

아시아 각국의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 경쟁력이 높아져 관세 부과에 따른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할 수 있지만 동시에 자본 유출 위험도 커진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강달러 시기에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증시가 평균 13% 하락했다.

자본 유출은 주택시장 부진 장기화로 좀처럼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중국 등에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였던 2018∼2019년 무역전쟁 때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약 10% 하락했는데, 이번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에 과거보다 높은 60%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약한 만큼 이를 상쇄하려면 더 많은 위안화 약세가 필요하다.

WSJ은 중국이 실제 미국의 관세 정책 발표를 보면서 신중히 대응할 것으로 보면서 어느 정도의 위안화 약세는 용인할 수 있지만 자본 유출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급격한 약세는 막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보다 자본 유출 우려가 덜하겠지만, 통화 가치 약세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아시아 각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

투자은행 바클리는 최근 인도네시아가 11, 12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봤던 기존 전망을 거둬들였고 한국과 대만의 금리인하 경로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일본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금리 인상 국면에 있는데 엔화 약세 시 인상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WSJ은 아시아 국가들의 외환보유고가 충분한 만큼 통화 가치의 급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까다롭고 위험한 균형잡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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