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전 파키스탄 총리 지지 시위대, 군과 유혈 충돌…"4명 사망"
기사 작성일 : 2024-11-26 19:00:56

파키스탄 시위


(이슬라마바드 AP= 26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11.26.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 수감 중인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대가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군 부대와 충돌하며 유혈 사태가 발생, 군인 4명이 사망했다고 파키스탄 당국이 밝혔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슬라마바드 서부에서 수도 중심 정부청사 구역으로 들어오려는 시위대와 이를 막아서려던 준군사조직 부대가 충돌했다.

모신 나크비 내무부 장관은 준군사조직인 경비 부대원 4명이 도시 고속도로에서 괴한의 공격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들이 차량에 치였다며 "이런 파괴적인 요소는 혁명이 아니라 유혈 사태를 추구하는 것이며 평화로운 시위가 아니라 극단주의"라고 비난했다.

반면 시위대 측은 수도에만 2만명이 넘는 경찰이 배치돼 있으며 방패와 곤봉으로 시위대를 무차별 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슬라마바드는 지난 23일부터 칸 전 총리의 석방을 요구하는 이들의 크고 작은 시위들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파키스탄 당국은 2개월간 대중 집회를 금지한다고 발표했으며 모바일 인터넷을 산발적으로 차단하며 시위를 막고 있다.

또 이슬라마바드 내 학교와 대학에 휴교령을 내리고, 칸 전 총리 지지자들이 수도로 진입할 수 없도록 도로에 선박 컨테이너를 쌓아 놓아 차단한 상태다.

이런 모습에 파키스탄 일간 돈(Dawn)은 칼럼을 통해 "이는 정부와 기득권층이 항상 위험에 처해 있고 반대자들에게 압도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라며 "이는 그들에게 가끔이 아니라 끊임없이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크리켓 스타 출신인 칸 전 총리는 큰 인기를 등에 업고 2018년 총선에서 승리, 총리에 올랐다.

하지만 외교정책 등에서 정치권 실세인 군부와 마찰을 빚었고, 2022년 4월 의회에서 불신임이 가결돼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부패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수감 중이다.

또 칸 전 총리가 이끌던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은 정당 운영과 관련해 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지난 2월 총선에서 출마할 수 없도록 금지당했다.

하지만 이후 PTI 후보들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최다 의석을 획득했다.

이에 여당은 다른 정당들과 연정을 구성해 정권을 유지했고, 칸 전 총리 측은 총선 결과가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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