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만점 서장협군 "의대? 내가 하고픈 컴퓨터공학 지원"
기사 작성일 : 2024-12-05 21:00:30

수능 만점자가 설명하는 미래의 꿈


황광모 기자 = 2025학년도 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서장협 군이 5일 오후 자신이 3년간 공부했던 서울 광진구 광남고에서 와 가진 인터뷰 도중 활짝 웃고 있다. 2024.12.5

이율립 기자 = "가채점표에 지구과학 두 문항을 잘못 적어 와서 확신을 못 하고 있었는데 만점이라고 하니 기분이 좋으면서도 얼떨떨하네요."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 통지표 배부를 하루 앞둔 5일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만난 3학년 재학생 서장협(18)군은 수줍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발표에 따르면 전 과목 만점자는 11명이다. 재학생 만점자는 4명으로, 서군은 이 중 한 명이다. 졸업생 등 'N수생' 만점자는 7명이다.

서군은 만점을 받은 비결에 대해 "해야 할 것을 제때 하고, 제때 푹 자고…. 엄청 특별한 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만점을 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그렇게 생각하긴 어렵지 않느냐"며 "그래도 혹시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불수능'으로 평가받은 지난해보다 국어·수학 영역에서 난도가 내려간 것으로 평가받는 이번 수능에 대해 서군은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탐구가 어려웠고 국어가 예년보다는 쉬었던 것 같다"고 평했다. 서군은 선택과목에서 수학 미적분과 지구과학Ⅰ, 물리학Ⅱ를 택했다.

그는 평소 오전 6시에 일어나 오후 11시에 잠드는 습관을 들여왔다고 했다.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의미의 '4당5락'(四當五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무조건 잠은 충분히 자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친구들한테도 항상 잠 좀 자라고 말했다"고 답했다.


2025학년도 수능 만점자 서장협(오른쪽)군이 공학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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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수험생이 그렇듯 서군도 사교육을 받긴 했지만, 만점을 거둔 데는 학교생활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직접 수학 문제를 만들었던 시간, 학교에서 진행한 멘토·멘티 프로그램에 멘토로 참여한 시간이 자산이 됐다.

그는 "1학기 때 멘토로서 물리를 친구에게 알려줬는데, 친구가 '이건 왜 그러냐'며 생각해보지 못한 것을 물었다"며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서 개념이 잘 확립됐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서군은 친구들, 심지어 교사들 사이에서도 '교수님', '공부 장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친구들에게 친절하게 문제들을 설명해주곤 했다고 한다.

서군의 담임교사인 장진화 선생님은 "친구들이 장협이에게 문제를 물어보려고 쉬는 시간이고 점심시간이고 복도에 길게 줄을 서 있었다"며 "친구들에게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는 면이 인상 깊었다"고 칭찬했다.

의대 증원이 처음으로 반영돼 의대에 도전하는 수험생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으레 만점자는 의대에 가지 않겠느냐는 시선이 있지만, 서군은 컴퓨터공학 전공을 선택했다.

어린 시절 게임을 좋아했고 직접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을 보며 독학도 해봤다는 서군은 "내 맘대로 무언가 결과물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에서 컴퓨터 공학에 흥미를 느꼈다"며 눈을 반짝였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나 컴퓨터 분야 연구자를 꿈꾸는 그는 이번 수시에서 서울대와 연세대 컴퓨터공학부를 각각 지원했다.

서군은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분야고 앞으로 내가 나아갈 수 있을 만한 분야라고 생각해 의대보다는 원래 희망했던 컴퓨터공학으로 선택했다"며 "사회에 도움이 될만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그는 "대학에 가면 저랑 비슷한 친구들이 있을 것이라는 게 가장 기대가 크다"며 "입학 전까지는 친구들하고 여행을 간다거나 집에서 원래 좋아하는 프로그래밍을 하며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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