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교문서에 '사죄' 첫 포함"…박준우 전 정무수석 별세(종합)
기사 작성일 : 2024-12-12 13:01:21

박준우 전 청와대 정무수석


[유족 제공]

이충원 기자 = 일본이 식민지 지배와 관련해 공식 문서에 '사죄'라는 표현을 쓴 것은 1998년 10월8일 발표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하 공동선언)'이 처음이었다. 이 표현을 사용하자고 일본 측을 설득한 외교관 박준우(朴晙雨)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12일 오전 1시58분께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71세.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동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78년 외무고시(12회)에 합격한 뒤 외무부 동북아 1과장, 아시아·태평양국장, 싱가포르 대사, 외교통상부 기획관리실장·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벨기에·EU 대사도 지냈다. 박근혜 대통령 때인 2013∼2014년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쳐 2015∼2018년 세종연구소 이사장으로 일했다.

동북아 1과장이던 1998년 김대중(1924∼2009)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1937∼2000) 총리의 공동선언을 앞두고 '사죄'라는 표현을 넣자고 주장해 마지막 순간까지 망설인 일본 측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결국 공동문서에는 일본어로 '오와비'(お詫び), 한국어로 '사죄'라는 표현이 담겼다.

유의상 전 외교부 국제표기명칭대사는 "당시 일본 측 파트너가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북동아시아과장이었다"며 "두분이 사죄 표현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다 친해져서 최근까지 교류하셨다"고 말했다.

유족은 부인 손현진 씨와 사이에 1남1녀 등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 발인 14일 오전 9시, 장지 화성 봉담 선영. ☎ 02-2227-7500

※ 부고 게재 문의는 팩스 02-398-3111, 전화 02-398-3000, 카톡 okjebo, 이메일 유족 연락처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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