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염재호 국가 AI 부위원장 "정치권 혼란에도 AI 전략 지연안돼"
기사 작성일 : 2024-12-07 11:00:56

염재호 국가 AI 부위원장 인터뷰 모습


[김태종 특파원 촬영]

(팔로알토[미 캘리포니아주]= 김태종 특파원 = "국내 정치권이 혼란스럽지만, 국가 인공지능(AI) 전략 수립은 지연되지 않을 겁니다"

국가 AI 위원회 부위원장인 염재호(69) 태재대학교 총장은 6일(현지시간) 미 스탠퍼드대에서 와 만나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사태 등에 따른 혼란한 국내 정치 상황과 관련해 "여야가 크게 대치하는 상황에서도 거의 처음으로 2주 전 AI 기본법이 상임위를 통과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 AI 정책 수립을 목표로 지난 9월 출범한 국가 AI 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AI 정책 전반을 심의·조정하는 최상위 거버넌스 기구다.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이 주최한 AI 포럼 참석차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염 부위원장은 "연내에 (AI 전략 수립에 관한) AI 기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본다"며 법이 통과되면 AI 위원회는 임시 조직이 아닌 법정 단체가 돼 지속적인 AI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3년 내 AI 3대 강국(G3) 도약을 목표로 하는 국가 AI 위원회는 내년 1분기 중 국가 AI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는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에 앞섰고 AI 시대에도 앞서 가야 한다"며 "미국과 중국, 유럽이 앞서가고 있는데 우리가 아시아의 AI 허브가 되면 굉장한 파워를 가질 수 있고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정부는 2조원을 들여 대학 연구자와 스타트업 관계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컴퓨팅 센터를 설립할 것"이라며 "SK는 40조∼50조원을 들여 데이터 센터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안다"고 소개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민간 중심으로 65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부문에서 다른 국가들과 초격차를 유지하고, 2030년까지 모든 정부 업무의 95%, 민간의 70%를 AI로 내재화하는 것으로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염재호 국가 AI 부위원장


[김태종 특파원 촬영]

글로벌 기업과 협력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컴퓨팅 센터는 전력 공급이 관건인데, 지금 가동이 중단된 원전을 재가동하면 문제 없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아마존 등도 관심을 갖고 국내에 합작회사를 설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오픈AI 제이슨 권 CSO(최고전략책임자)를 만났다"며 "오픈AI가 지난 4월에 일본에 오피스를 냈는데, 한국에도 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염 부위원장은 AI로 인류가 다시 한번 크게 바뀔 것이라고 낙관했다.

"인류는 지금까지 두 번의 퀀텀 점프(큰 도약)가 있었다"며 "금속활자 발명 이후 인류 문명은 획기적으로 바뀌었고, 모든 것이 디지털화된 현재 AI는 두 번째 퀀텀 점프의 피크를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육 환경에 있어서도 그는 "내년에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되면 AI가 지식을 가르치고 교사는 인격이나 동기 부여, 호기심 등 학생들의 소프트파워 향상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며 "사교육 시장은 10년 안에 AI한테 자리를 내줘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시대에 이공대 쏠림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염 부위원장은 인문학이 더욱 필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를 거쳐 총장을 역임한 그는 "어린아이한테 도덕과 윤리를 가르치는 것처럼 AI 프로그램에도 계속 이를 넣어줘야 한다"며 "또 인간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고 그만큼 더 중요해지기 때문에 인문학은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염 부위원장은 이날 스탠퍼드에서 현지 한인 스타트업 및 벤처캐피탈 VC 관계자들을 만나 우리나라의 AI 전략 등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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