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시상] 평화상 시상식 온 한국원폭피해자 2세 "목멥니다"
기사 작성일 : 2024-12-11 02:01:00

노벨평화상 시상식 참석하는 한국인 원폭피해자


(오슬로= 김지연 특파원 = 한국인 원폭 피해자 정원술(오른쪽)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회장과 원폭 피해 2세 이태재 한국원폭피해자 후손회 회장이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열리는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그랜드호텔에서 와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2.10

(오슬로= 김지연 특파원 =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10일(현지시간)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한 한국원폭피해자 후손회 이태재 회장은 소감을 말하다 목이 메여 중간중간 멈춰야 했다.

시상식 직후 이 회장은 에 "지난 80년간 고통 속에 살았을 한국의 피폭자들이 생각나 목이 메고 말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 피폭자 가운데는 이 회장의 아버지도 있다. 이 회장은 "아버지도 끝까지 일본에서 승소하고 한 달도 채 안 돼 돌아가셨고, 지금도 한국의 많은 분이 고통 속에 계신다"고 했다.

이 회장의 부친은 나가사키 미쓰비시 군수공장으로 징용을 갔다가 원폭 피해를 겪었다. 평생 천식과 피부질환을 앓다가 2000년대 중반 한국인 피폭자에 대한 지원의 길을 연 일본 법원 판결 직후 별세했다.

그는 "2, 3세 중 고통 속에 있는 분도 많은데 따뜻한 손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어른들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목소리를 들어 다시는 전쟁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고 후손이 양지에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8일 인터뷰에서도 한국인 원폭 피해 실태를 국가 차원에서 들여다보고 특별법 개정을 통해 원폭 피해 2, 3세에게도 지원이 닿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회장과 함께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한 정원술(81)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회장은 이날 에 만감이 교차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 후 그는 "화해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 아닌가 느끼기도 했고, 뭉클하면서도 과거를 생각하면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것까지 아주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 평화, 공존, 화해의 네 가지 단어가 생각났다"며 "그 안에 한없이 많은 것들이 담겨 있는 말들"이라고 덧붙였다.

경남 합천에 사는 그는 일본으로 강제 동원된 부모 사이에서 1943년 9월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만 2세를 앞둔 1945년 8월 원폭 투하로 피폭됐다.

정 회장은 원폭 피해 2세인 이 회장과 함께 한복 차림으로 오슬로 시청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했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 단체인 니혼히단쿄(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의 대표단으로 초청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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