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석 기자 = 조지호 경찰청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있다. 2024.12.9

한지은 기자 = 전국 14만 경찰의 총수인 조지호 경찰청장이 11일 새벽 내란 혐의로 긴급체포되며, '경찰청장 수난사'가 또다시 반복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전날 오후 4시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의 소환 조사를 받던 조 청장이 체포된 것은 조사 약 11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3시 30분께다. 오전 3시 42분께 조 청장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찰 호송차가 청사를 빠져나가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경북 청송 출신의 경찰대 6기인 조 청장은 현 정부 인수위원회에 파견돼 인사 검증 업무를 맡았고, 이후 반년 만에 두 계급을 승진하는 파격적 인사 끝에 지난 8월 경찰 수장에 올랐다.

그러나 불과 넉 달 만에 불명예스러운 퇴진이 가시화된 셈이다. 공교롭게도 국회에서도 계엄 사태를 고리로 조 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돼 12일 표결을 앞둔 상황이었다.

경찰청장은 2년의 임기가 보장되지만, 각종 사고와 부실 수사, 비리 의혹 등으로 중도 사퇴하거나 퇴임 후 구속된 경우가 적지 않다. 총선 개입 혐의(강신명), 여론 조작 혐의(조현오), 함바집 비리 혐의(강희락) 등이 대표적이다. 오히려 탈 없이 '완주'한 경우가 더 드물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조 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 수뇌부를 동시에 체포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이는 경찰이 경찰 '윗선'을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셀프수사' 우려를 잠재우려는 초강수로 해석되지만, 치안 공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