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불법 논란에 2년째 개장 못한 대구 앞산 캠핑장…적막감만
기사 작성일 : 2024-12-12 13:00:38

'임시 개장 무산' 대구 앞산 해넘이 캠핑장


(대구= 박세진 기자 = 12일 대구 남구 앞산 해넘이 캠핑장이 임시 개장되지 않고 있다. 2024.12.12


'임시 개장 무산' 대구 앞산 해넘이 캠핑장


(대구= 박세진 기자 = 12일 대구 남구 앞산 해넘이 캠핑장이 임시 개장되지 않고 있다. 2024.12.12

(대구= 박세진 기자 = "개장을 한다는 겁니까, 만다는 겁니까?"

12일 오전 대구 남구 앞산 해넘이 캠핑장.

남구가 계획한 임시 개장일인 이날 출입문은 열리지 않았고 적막감만 맴돌았다.

남구가 통행 안전 강화 등 목적으로 예정했던 숙박동 일부 철거도 진행되지 않았다.

앞산 하늘다리에서 캠핑장을 바라보던 한 남구 주민은 "뉴스를 보고 불법으로 지어진 캠핑장이란 걸 알았다"며 "허가가 날 거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렇다고 시설을 저렇게 방치만 해서 될 일인지 모르겠다"라며 "개장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라며 발걸음을 돌렸다.

이 캠핑장은 지난해 5월 준공했으나 불법 건축 논란이 일며 1년 7개월째 개장을 못 하고 있다.


문 닫힌 대구 앞산 해넘이 캠핑장


(대구= 박세진 기자 = 12일 대구 남구 앞산 해넘이 캠핑장이 임시 개장되지 않고 있다. 2024.12.12

이날 겉보기에 시설 청소나 제초 등 관리는 지속된 모습이었다.

그런데도 일반 시민들의 발길이 장시간 닿지 않으면서 삭막한 분위기가 곳곳에서 느껴졌다.

인근에서 체육 기구를 이용하던 70대 주민은 "시민들이 집을 지을 때도 건축법에 위반되는 게 있으면 철거하고 다시 지으라고 하는 게 공무원들"이라며 "구청에서 불법 시설을 지었다니 잘못된 일"이라고 쓴소리를 냈다.

이 주민은 "앞산을 찾는 주민들이 서로 '저거 승인 났어요?'라고 묻기도 한다"며 "임시 개장 뉴스가 나오고 청소하는 사람이 들락날락하더니 며칠 전부터 조용하다"고 전했다.


대구 앞산 해넘이 캠핑장 반려동물 놀이터


(대구= 박세진 기자 = 12일 대구 남구 앞산 해넘이 캠핑장 반려동물 놀이터가 개장되지 않은 채 남겨져 있다. 2024.12.12

남구는 캠핑장을 임시 개방하고 다음 해 3월부터 정식 운영할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해졌다.

남구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지난 10일 "감사원 지적 사항을 먼저 해결하라"며 2025년 캠핑장 관리·운영 예산 12억여원을 전액 삭감했다.

남구의회는 오는 13일까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고 16일 본회의를 개최한다.

남구 관계자는 "12월 해넘이 캠핑장 임시 개장은 무기한 연기됐다"며 "다른 활용 방안을 다시 찾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 감사 결과 남구는 설치가 허용되지 않은 알루미늄 복합패널 등을 주재료로 한 숙박시설을 설치해 관광진흥법과 건축법을 위반했다.

남구는 이후 캠핑장을 임시 개방하고 실정에 맞지 않는 관광진흥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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