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환 일시석방' 이란 노벨평화상 수상자 "투쟁 멈추지 않을 것"
기사 작성일 : 2024-12-19 12:01:04

이란 여성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메디


[나르게스 모하메디 재단 제공.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도연 기자 = "내가 어디에 있든,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입니다."

지난해 수감 중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란의 여성 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가 병 치료를 위한 일시 석방 중 미국 CNN과의 인터뷰를 갖고 민주주의와 평등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목소리를 냈다.

모하마디는 18일(현지시간) 공개된 인터뷰에서 "감옥 벽도, 이 모든 유죄 판결도 나를 막을 수는 없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모하마디는 이란의 대표적 여성 인권운동가로, 여성 탄압에 저항하고 인권과 자유를 위한 투쟁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노벨 평화상을 옥중 수상했다.

그는 2001년 이후로 총 13차례 체포되며 투옥과 석방을 반복했고 2021년 반정부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열린 거리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뒤 이란 수도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러다 최근 종양 수술을 받으면서 테헤란 검찰이 그의 형 집행을 3주간 정지하는 결정을 내려 일시적으로 풀려났다.

그는 총 31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그는 인터뷰에서 "내가 에빈 안에 있든 에빈 밖에 있든 내 목표는 매우 분명하다"라며 "민주주의를 얻을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자유와 평등을 원한다"라며 "그래서 내가 어디에 있든, 나는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하마디는 현 이란 정권을 비판하며 "이 정권은 개혁될 수 없다"고 단정했다.

그는 비폭력적인 방식을 통해 독재적 신정일치 국가를 전환해 민주주의와 세속주의 정부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모하마디 노벨평화상 대리 수상하는 가족


[UPI= 자료사진]

그는 수감 중인 동료 여성 수감자들의 저항에 대해서도 전했다.

그는 "그들은 감옥을 '반 감옥'(anti-prison)으로 바꾸고 있다. 에빈 교도소의 벽에는 이 여성들의 구호로 인해 균열이 생겼다"라며 "나는 그렇게 느낀다"라고 강조했다.

모하마디는 일시 석방 중의 발언에 대한 이란 정권 보복을 우려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그는 "나는 이 모든 단계를 통과했고, 그들이 나에게 어떤 벌을 주더라도 나에게는 신념이 있기 때문에 달라지는 것은 없다"라며 "나는 굳건히 서서, 사형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나는 성차별과 이란의 정책에 반대한다"라며 "나는 평화주의자이고, 이란에서 여성의 권리를 실현하고자 하는 여성이다. 그래서 이곳이 바로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형집행정지로 모하마디는 3년 만에 자녀들과 영상 통화를 할 수 있었다. 최근 약 10년간은 자녀를 직접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는 "정말 놀랐고, 사실은 충격을 받았다"라며 "아이들이 정말 많이 자랐다는 생각이 들었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긴 시간을 잃어버린 느낌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물론 아이들은 '엄마가 자랑스럽고 엄마를 지지해요'라고 말했지만, 나는 아이들이 너무 많은 것을 억눌러왔다고 느낀다. 그 상실감은 표현할 수도 없고 보상할 수도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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