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측 "김 전 장관, 한 총리에게 먼저 '계엄 건의' 보고"(종합2보)
기사 작성일 : 2024-12-26 14:00:33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 기자회견


이진욱 기자 =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인 이하상 변호사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26

권희원 이의진 기자 =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은 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김 전 장관이 사전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계엄 건의' 절차를 밟았다고 26일 주장했다.

이하상 변호사는 이날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계엄 준비 사무는 국방부의 통상 사무"라며 "계엄 준비 과정을 내란 모의의 프레임으로 보는 것은 잘못됐고, 대통령이 언제 계엄을 결심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장관이 이를 대비하고 보좌하는 것은 정당한 업무수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부·행정안전부 장관은 국무총리를 거쳐 비상계엄을 건의해야 한다는 계엄법에 따라, 계엄 건의와 관련해 사전에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보고하고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절차를 밟았다는 게 김 전 장관의 진술"이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다만 "계엄 건의 시점은 명확히 지목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또 김 전 장관이 작성한 비상계엄 포고령 초안에 국민에 대한 통행금지 조항이 포함됐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삭제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 유승수 변호사는 "김 전 장관은 초안을 작성한 사실이 있다. 대부분의 내용을 김 전 장관이 작성했고, 대통령은 이를 검토하고 일부 수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변호사는 "계엄은 일반적으로 국민에 대한 통행금지를 내용으로 하는데, 김 전 장관이 작성한 초안에 이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며 "그러나 대통령이 '국회에 경종을 울리고자 함'이라는 목적대로 계엄은 일반 국민을 향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삭제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단은 비상계엄이 국정을 마비시키려는 국회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선포됐고, 비상계엄은 헌법상 대통령에게 규정된 권한인 만큼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했다.

유 변호사는 "대통령의 적법하고 정당한 비상계엄 선포는 내란이 될 수 없다"며 "전면적·실효적 계엄을 이루고자 했다면 병력을 사전 투입하고 국회 경내 진입을 완전히 통제해 새벽에 계엄을 선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로 국회와 선관위로 나눠 최소한의 병력만 투입했고, 실탄을 개인별로 지급하거나 휴대하게 하지 않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또 윤 대통령이 계엄 당일 국회의원의 출입을 막지 말라는 지시를 명확히 했고, 곽종근 특수전사령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의원 출입 저지를 전화로 지시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도 "윤 대통령은 자정 가까운 무렵에 국회의원의 출입을 막거나 의사 활동을 막지는 말라고 지시했다고 한다"며 "계엄사령부는 국방부 장관의 지시를 받는데 대통령이 특전사령관과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하면 혼선이 생기기 때문에 그런 식의 지시는 내리지 않는다는 게 김 전 장관의 진술"이라고 말했다.

김 전 장관 측은 또 체포자 명단이 존재하지 않았으며, 김 전 장관이 '잠재적 정치활동 예상자'인 주요 정치인들에 대해 포고령 위반 행위를 막기 위한 예방활동은 가능하다고 인식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 변호사는 "포고령 1조는 정치활동을 금지하는데, 각 당 대표 등 주요 당직자는 정치활동이 예상되는 사람들"이라며 "다만 체포자 명단을 전달받았다는 진술은 거짓말이라기보다 예방활동 지시를 명확히 하지 못한 김 전 장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보사령부와 방첩사령부 병력을 선관위에 투입하려고 계획했던 사실은 인정하면서 "해외에 거점을 둔 여론조작 세력에 대한 수사 임무는 정보사에, 국내 여론·선거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는 방첩사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질문 받는 김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


이진욱 기자 =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이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 도중 보도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4.12.26

선거관리위원회 장악을 지시하는 등 비상계엄 사전모의를 주도한 것으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이 변호사는 "노 전 사령관은 대통령과는 전혀 관련 없는 사람이고, 김 전 장관과는 근무가 몇 번 겹친 적이 있다"며 "김 전 장관이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자문을 구한 것은 맞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8월 정보사 정보 유출 사고 수습 과정에서 노 전 사령관의 자문을 받았고, 선관위 서버에 국외세력이 간섭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법에 규정된 범위 내에서 적법한 자문을 받았다"고 했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의 수첩에 대해서는 "지극히 사적인 일이고 대통령과는 관련이 없다. 김 전 장관도 내용을 모르고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유 변호사는 일부 언론의 회견 참여 배제에 반발해 방송기자협회 등이 낸 성명과 관련해선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데도 내란범이라고 확정해 표현했다"며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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