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무상교육 국비지원 연장법안 국회통과…교육부 "유감"(종합)
기사 작성일 : 2024-12-31 16:00:34

본회의 참석한 이주호 부총리


김주형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6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4.12.26

고은지 기자 = 고등학교 무상교육에 필요한 비용 중 일부를 국비로 지원하는 특례 규정이 3년 연장됐다.

학교 교육 재정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하는 게 원칙이라는 교육부의 반대에도 야당 주도로 해당 규정이 담긴 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다.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가 국회에서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격하되는 법안이 통과된 데 이어 고교 무상교육 재정 관련 법안까지 교육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던 정책에 잇따라 제동이 걸린 셈이다.

교육부는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등 교육부 소관 4개 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은 고교 무상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국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이 분담하도록 한 한시 규정의 기한을 기존 2024년 12월 31일에서 2027년 12월 31일로 3년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시행은 공포 후 즉시다.

고교 무상교육 재원의 47.5%를 중앙정부가 편성하도록 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의 특례 규정이 일몰을 몇시간 앞두고 시한이 연장된 것이다.

특례가 예정대로 일몰되면 내년 무상교육 금액은 전액 교육청이 부담할 예정이었다.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으로도 무상교육 시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무상교육을 시작할 때는 당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상황을 고려해서 국비 지원이 가능하도록 특례 규정을 두되 학교 교육 재정은 지방교육재정으로 한다는 원칙에 따라 몇 년 후 일몰한다는 게 애초 법의 취지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당은 중앙정부가 재정 문제를 교육청에 전가해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인 교육위원회 처리를 강행했고, 지난 10일 본회의 상정이 보류되기도 했으나 일몰 직전 결국 의결됐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국회 본회의 직후 배포한 자료에서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는데도 개정안이 통과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유감을 표했다.

교육부는 재의 요구를 건의할지는 아직 확정된 바 없으며 법안의 정부 이송 후 국무회의 등을 거쳐 정부 입장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AI교과서를 교육자료로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지난 26일 의결 후 재의 요구를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본회의서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추모 묵념


박동주 기자 = 3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2024.12.31

농산어촌 및 도시 저소득층 밀집학교 등의 방과후학교 과정에서 선행교육을 허용하는 '공교육 정상화 촉진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도 의결됐다.

특별법은 2025년 2월 일몰될 예정이었으나 개정안 통과로 유효기간이 2028년 2월로 3년 연장됐다.

현행 규정대로 일몰될 경우 소외지역·계층의 교육 기회가 줄어 교육격차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일몰 연장안이 발의된 바 있다.

이 부총리는 "농산어촌과 도시 저소득층 밀집지역의 교육여건을 고려한 것으로, 일부 방과후학교에서 허용된 선행교육이 지속돼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사이버폭력의 정의에 학생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 등을 제작·배포하는 행위를 명시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의결됐다.

또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교육활동 침해 행위로 인한 병가나 휴직을 사용한 교원이 이후 직무에 복귀한 경우 교원보호공제사업을 통해 상담·심리치료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이 부총리는 "딥페이크 성범죄로부터 학생을 더 보호하고, 교원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안심하고 교육 현장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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