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적 추정 화물선, 대만 북부 해저케이블 파손"
기사 작성일 : 2025-01-05 15:00:56

중국 화물선 추정 선박 'SHUNXIN39'


[대만 자유시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타이베이= 김철문 통신원 =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아프리카 카메룬 선적의 중국 화물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이 대만의 해저케이블을 파손했다고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대만의 대표 통신사인 중화텔레콤(CHT)은 지난 3일 오전 7시 51분께 자사의 해저케이블 모니터링 시스템이 이상 장애 신호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CHT 측은 사고 발생 직후 즉시 해순서(해경 격)와 국가통신전파위원회(NCC)에 신고와 동시에 긴급 대응 메커니즘 가동에 나서, 파손으로 인한 영향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훼손된 북부 지룽항 외해의 해저 케이블은 대만 내 인터넷 연결 부분이 아닌 국제 전송 분야라고 설명했다.

신고를 접수한 대만 해순서는 해당 해역으로 소속 함정을 출동시켜 전날 오후 4시 40분께 북부 신베이시 예류 북방 7해리(약 13km)에서 해당 화물선을 발견해 지룽항 지역으로 되돌아와 해저 케이블 파손 혐의에 대해 조사받으라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해당 화물선이 3일 지룽 외해에 닻을 내린 후 대만의 해저 케이블을 끌고 가다 고의로 훼손한 것으로 내다봤다.

허청후이 대만 안보협회 부비서장은 추후 사고 조사에서 책임 관계가 밝혀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의 해상 충돌을 이용한 해양 인프라 시설에 대한 비전통적 충돌 및 회색지대 전술이 전혀 새롭지 않은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최근에 시도하는 물리적 형태의 '봉쇄' 방식보다는 외부와의 통신 두절을 통한 '정보 봉쇄'라는 방식의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중국이 이같은 방식을 통해 세계 각국의 마지노선을 테스트하려 하고 한다고 경고했다.

대만이 주장하는 회색지대 전술이란 정규군이 아닌 민병대나 무장한 민간 어선 등을 활용해 도발하거나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 상시화,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 등으로 특정 지역을 분쟁지대로 만들려는 행위를 뜻한다.

대만은 외국과 주고받는 데이터·음성 트래픽의 95%를 14개 해저 케이블에 의존하는 탓에 중국 침공 등 유사시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해저케이블이 피격으로 절단되면 대만 전체의 인터넷이 끊길 수 있다.

실제 지난 2023년 2월에는 대만 본섬과 중국 인근의 대만 영토 마쭈다오 사이에 설치된 해저케이블 2개가 중국 어선·화물선에 의해 절단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 중순 스웨덴과 리투아니아를 연결하는 발트해 해저 케이블 2곳이 돌연 절단됐다.

당시 주변 해역을 지나던 중국 선박 이펑 3호가 자동식별장치를 끈 채로 닻을 내리고 180㎞ 이상 항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펑 3호(왼쪽)와 덴마크 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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