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군부장악 이상설에…軍기관지, '군사위 주석책임제' 강조
기사 작성일 : 2025-01-08 12:00:57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EPA 자료사진]

(베이징= 정성조 특파원 = 최근 대만 등 해외 매체들을 중심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군부 장악력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가운데, 중국군 기관지가 시 주석의 '군사위원회 주석 책임제'(軍委主席負責制)를 다시 강조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중국인민해방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8일자 1면에 게재한 '반부패 투쟁의 결심과 자심감을 한층 다지자'는 익명 논평에서 "인민군대의 부패는 용납될 수 없고, 위풍당당하고 문명화한 군대는 오염돼서는 안 된다"면서 "군사위 주석 책임제를 관철하고, 자신감을 다지면서 용감히 투쟁해 전면적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종엄치군을 견지하며, 군대의 당풍(黨風) 청렴화와 반부패 투쟁을 심도 있게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최고지도자인 시 주석은 중국공산당 총서기(당 1인자)와 국가주석(정부 1인자), 중앙군사위원회 주석(군 1인자)을 겸직한다.

시 주석은 집권 1기인 2014년 전군정치공작회의를 통해 '군사위 주석 책임제'를 재확립했다. 군 지휘권과 국방 문제 결정권을 중앙군사위 주석인 시 주석에게 한층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해외 매체들은 이런 시 주석의 군부 내 위상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는 추측을 내놨다.

시 주석의 신임 속에 국방부장(국방장관)에 임명됐던 웨이펑허·리상푸 전 부장이 작년까지 잇따라 부패 문제로 실각했고, 작년 11월 말에는 먀오화 중앙군사위원이 기율 위반 혐의를 받고 낙마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앙군사위 내 시 주석 측근 인사가 연달아 사라졌지만 후임 국방부장인 둥쥔 부장이 중앙군사위에 아직 입성하지 못하는 등 공석은 채워지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방군보는 지난달 9일 '집체영도(집단지도)를 솔선해 견지하라' 제하의 논평을 게재했다. 허난성 뤄하분군구 소속 사오톈장이라는 인물이 작성자다.

먀오화 위원 실각 사실이 이례적으로 국방부를 통해 공식 발표되고 열흘가량 지난 뒤 나온 이 논평은 "중대 문제 결정은 반드시 집단적 토론으로 이뤄져야 하고, 개인은 조직에, 소수는 다수에 복종해야 한다"며 "개인은 절대로 영도집단의 위로 올라설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석 책임제'는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시진핑 1인 집중' 성격의 주석 책임제가 중국군 운용 방식으로 확립된 상황에서 마오쩌둥·덩샤오핑 등 과거 지도자의 언급을 근거로 집단지도체제를 옹호한 논평이 군 기관지에 나오자 군부 안에서 시 주석의 의견을 따르지 않는 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왔다. 대만 연합보나 미국의소리(VOA) 등은 '주석 책임제에 대한 도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쉬전 홍콩중문대 미래도시연구소 부소장은 대만 매체 인터뷰에서 "해방군보의 논평은 주로 군 내 반부패에 관한 것이고, 글이 비판하는 대상은 시진핑이 아니라 군 시스템에 존재하는 사조직화 분위기"라며 집단지도체제 강조가 주석 책임제와 모순되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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