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이스라엘 참가 아이스하키 대회 취소…반유대 테러 우려
기사 작성일 : 2025-01-08 14:00:57

호주 반유대주의 항의 집회


지난달 15일 호주 시드니에서 시민들이 반유대주의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자카르타= 박의래 특파원 = 호주가 오는 4월 자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대회 유치권을 포기했다. 이 대회에는 이스라엘이 참가하는데 호주 내 반유대주의 움직임으로 인한 테러 위협 때문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호주 AAP 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 아이스하키 연맹(IHA)은 전날 성명을 통해 오는 4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5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디비전2 그룹A(4부리그) 대회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IHA는 안전 및 보안 문제로 대회를 열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하면서 이스라엘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지 언론은 최근 호주에서 반유대주의 움직임이 강한 상황에서 이스라엘 국가대표팀이 참석할 경우 테러 위협 등이 우려돼 IHA가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해석했다.

4월 27일부터 5월 3일까지 예정됐던 이 대회에는 호주와 이스라엘을 비롯해 벨기에, 네덜란드, 세르비아, 아랍에미리트(UAE)가 참가할 예정이었다.

이번 결정에 유대인 권익단체인 호주유대인집행위원회(ECAJ)는 반유대주의 세력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알렉스 라빈 공동 대표는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반이스라엘 세력은 예전부터 스포츠에서 이스라엘과 나머지 세계 사이에 균열을 일으키려 했다"며 "의사 결정권자들이 극단주의에 굴복하기로 결정한 것에 놀랐다"고 말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안타깝지만, 이것은 IHA의 결정"이라며 "우리는 반유대주의가 유대인 공동체에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에서는 2023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전쟁을 시작한 이후 반유대주의 사건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6일에는 멜버른의 한 유대교 회당에서 새벽 기도 시간에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호주 당국은 이를 테러 사건으로 규정했다.

또 지난달에는 반유대주의자들이 시드니에서 차량에 불을 지르고 인근 건물과 보도에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낙서를 적는 일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이스라엘 정부는 호주에 대한 여행 경보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리고 자국민에게 호주 여행 시 주의를 기울이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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