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히단쿄와 면담…핵무기금지조약 참여 요청에 확답 안해
기사 작성일 : 2025-01-08 16:01:00

노벨평화상 '히단쿄' 만난 이시바 일본 총리


(도쿄 교도=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8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니혼히단쿄(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 관계자들과 면담하고 있다. 2025.1.8

(도쿄= 박상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8일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니혼히단쿄(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 관계자들과 면담했다.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히단쿄 측은 이시바 총리에게 핵무기금지조약(TPNW) 옵서버 참여를 요청했지만, 이시바 총리는 참여 여부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전 총리 관저에서 히단쿄의 다나카 데루미, 미마키 도시유키, 다나카 시게미쓰 대표위원 등과 약 30분간 만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했다.

이시바 총리는 "오랫동안 피폭 실상을 세계에 알려 온 모든 분이 대단한 영예를 얻은 것은 매우 의미 있다"며 "오랜 노력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고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히단쿄 측은 면담에서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한 정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원폭 희생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보상 필요성 등을 언급했다.

또 미마키 대표는 올해 3월 열리는 TPNW 회의에서 일본이 옵서버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시바 총리는 "엄중한 안전보장 환경에서 일본의 현재 상태는 어쩔 수 없지만, 향후 핵무기 없는 세계를 목표로 한다는 생각은 같다"고 말했다.

면담에 동석한 연립 여당 공명당 사이토 데쓰오 대표는 이시바 총리가 TPNW 참여 요청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마키 대표는 면담 이후 취재진에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다나카 데루미 대표도 이시바 총리와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바라는 것을 확실히 전달할 시간이 없었고, 이시바 총리의 독무대처럼 됐다고 생각한다"며 "히단쿄로서는 수확이 있는 면담은 아니었기에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이시바 총리를 향해 여러 가지를 주문하면서 끈질기게 면담을 신청해 논의를 이어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TPNW 참여에 대해 "다른 옵서버 참여 국가 상황도 감안하면서 현실적이고 실천적인 방법으로 어떤 대응이 적당한지를 예단하지 않고 검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원폭 투하에 따른 참상과 핵무기 위험성을 강조하면서도 미국의 핵우산을 고려해 TPNW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TPNW는 73개 국가·지역이 비준하고 94개 국가·지역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