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대학원서 정식 석·박사 딴다…기업도 개교 추진 본격화
기사 작성일 : 2025-01-15 08:00:39

2023학년도 LG AI대학원 학위수여식


[LG AI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아람 기자 = 정식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기업 사내 대학원을 운영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기업의 맞춤형 고급 기술 인재 양성이 탄력받을 전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계가 주도하는 인재 양성 시스템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첨단산업 인재혁신 특별법이 오는 17일 시행에 들어간다.

이 법은 첨단산업 인력 부족을 해소하고 재직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사내 대학원 설치·운영 기준을 포함한다.

이로써 반도체나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기업이 직접 정식 석·박사 학위를 주는 사내 대학원을 설립하고 운영할 법적 근거가 생겼다.

기존 사내 대학원은 평생교육법에 따라 설립된 평생교육시설로, 교육부 인가를 받아 운영되는 고등교육법상 정식 학위 과정은 아니었다.

사내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지만 학위는 기업 내에서만 인정됐다.

그러나 첨단산업 인재혁신 특별법 시행으로 대학이 직접 설립한 사내 대학원에서 받은 석·박사 학위도 기존 대학과 동일하게 인정받는다.

이 법에 따라 정식 석·박사 학위를 인정받는 1호 사내 대학원은 LG그룹의 LG AI 대학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LG AI 대학원은 LG그룹이 AI 역량을 강화하고 계열사 인재들을 AI 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해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는 사내 대학원이다. 2021년 파일럿 과정을 거쳐 2022년 3월 정식 개원했다.

LG그룹은 첨단산업 인재혁신 특별법 시행 이후 LG AI 대학원을 정식 석·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사내 대학원으로 만들기 위한 정부 인가를 준비하고 있다.

인가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아직 개교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최대한 빠르게 신청해 교육부 정식 인가를 받은 사내 대학원을 연다는 계획이다.

LG AI 대학원은 미국 스탠퍼드대 및 국내 AI 대학원의 커리큘럼을 벤치마킹해 다양한 산업 현장의 사례 위주로 교육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인 AI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인재 확보가 관건이다. 그러나 학계에서 배출되는 석·박사 인재의 역량과 기업이 원하는 인재의 역량에 차이가 있어 '인력 미스매치'가 두드러진다.

이런 상황에서 실제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교육 과정을 운영해 실질적인 가치 창출에 기여할 인재를 기업 측은 바라고 있다.

LG 측은 LG AI 대학원에 대해 "AI 인재 확보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실무에 익숙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AI 전문 교육과정"이라며 "실무 중심 커리큘럼 구성으로 졸업생은 배운 내용을 본인 업무에 결합해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 첨단산업 대기업 중 정식 학위 사내 대학원 인가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선 기업은 아직 LG 정도다.

하지만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다른 기업들도 맞춤형 고급 인력을 양성할 사내 대학원 운영에 적극적으로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현재 주요 기업의 사내 교육기관으로는 삼성전자 삼성전자공과대학교(SSIT), SK하이닉스 사내 대학 SKHU, SK그룹 사내교육 플랫폼 써니(mySUNI)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학의 첨단기술 교육이 기업 수요와 다소 괴리가 있고 인재를 뽑아도 결국 시간과 비용을 들여 재교육해야 했다"라며 "사내 대학원이 활성화되면 기업에 필요한 고급 실무 인력 공급이 한층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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