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총리, 차기 대통령 후보로 타술라스 의회의장 지명
기사 작성일 : 2025-01-15 23:00:56

타술라스 차기 대통령 후보자(오른쪽)와 사켈라로풀루 현 대통령의 2020년 모습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 신창용 특파원 = 콘스탄티노스 타술라스(66) 의회의장이 15일(현지시간) 차기 대통령 후보자로 지명됐다고 AP,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TV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문화부 장관을 지낸 타술라스 의장이 풍부한 정치 경험, 폭넓은 지지층, 그리고 통합의 정신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또 정치적 안정을 위해 대통령 임기를 기존의 5년에서 6년으로 연장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앞으로 몇 년 안에 이를 포함한 헌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타술라스 후보자는 "우리 지역과 전 세계는 점점 더 격동적이고 불확실한 시기에 접어들었다"며 "국가적 단합을 유지하고 국가 기관의 조화로운 기능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총리가 후보자를 지명하고 의회가 이를 승인하는 간선제로 대통령을 뽑는다.

의회는 오는 25일 타술라스 후보자에 대한 승인 투표를 할 예정이다.

1∼2차 투표에서 의회 승인을 얻으려면 전체 300석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3차 투표에서는 180표, 4차 투표에서는 151표로 문턱이 낮아진다.

그리스 집권 신민주주의당(ND)은 과반인 156석을 점하고 있지만 안토니스 사마라스 전 총리가 최근 튀르키예와 화해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당에서 제명되는 등 결속력이 흔들리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의원내각제인 그리스에서 대통령은 헌법상 국가원수 및 행정부 수반의 지위와 권한을 갖고 있지만 대체로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임기는 5년이며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그리스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현 대통령은 연임에 실패했다. 그의 임기는 3월에 종료된다.

타술라스 후보자는 2014∼2015년 문화부 장관 재임 시절 영국박물관이 소장한 파르테논 신전 대리석 조각군(마블스)의 환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인물이라고 AP 통신은 소개했다.

특히 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의 아내이자 인권변호사인 아말 클루니를 법률 자문단의 일원으로 내세워 이 사안을 국제적인 이슈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엘긴 마블스'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진 대리석 조각군은 파르테논 신전 외벽 상단에 길이 163m로 장식됐던 프리즈(띠 모양의 부조)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그리스가 오스만 제국에 점령됐던 19세기 초 당시 오스만 제국 주재 영국 외교관 엘긴 백작 토머스 브루스가 뜯어내 영국으로 반출했다.

그리스는 이에 대해 대리석 조각을 불법적으로 떼어 간 '절도'였다고 보는 반면, 영국은 엘긴 백작이 오스만제국의 허가를 받아 조각군을 이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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