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키 루저' 리스, 호주오픈 3회전 진출…늦게 받은 생일 선물
기사 작성일 : 2025-01-17 11:00:46

이바 리스


[AFP=]

김동찬 기자 =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단식 세계 랭킹 128위 이바 리스(독일)는 생일인 12일을 하루 앞둔 11일에 호주오픈 단식 예선 결승을 치렀다.

이긴다면 본선 진출을 확정하고 1회전 상금 13만2천 호주달러(약 1억2천만원)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리스는 예선 결승에서 데스타니 아이아바(195위·호주)에게 1-2(1-6 6-2 4-6)로 져 탈락했다.

탈락이 확정된 다음 날이 생일이었던 리스는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귀국 비행기까지 예약을 마쳤는데, 갑자기 러키 루저 자격을 얻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러키 루저는 예선 결승에서 져 탈락했으나 본선에 기권 선수가 나와 그 빈 자리를 채우게 된 선수를 뜻한다.

안나 칼린스카야(16위·러시아)가 기권한 자리에 리스가 들어가게 된 것이다.

리스는 "경기 시작 10분 전에 자리가 났다고 들어서 제대로 준비도 못 했다"며 "예선 결승에서 지면 러키 루저 가능성 때문에 대회장에서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대기하게 된다"고 돌아봤다.

'대타'로 들어선 본선 1회전에서 킴벌리 버렐(101위·호주)을 2-0(6-2 6-2)으로 꺾은 리스는 2회전에서도 바르바라 그라체바(69위·프랑스)를 2-1(6-2 3-6 6-4)로 잡고 3회전인 32강에 올랐다.

예선 결승에서 패한 선수의 상금은 한국 돈으로 6천500만원 정도인데, 리스는 본선 3회전에 올라 2억6천만원을 확보했다.

생일 아침은 우울하게 맞았지만, 엄청난 상금이 생일 선물로 조금 늦게 도착한 셈이다.


승리 후 코트에 누운 리스


[AP=]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 3회전에 처음 진출한 리스는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대회가 한 번 끝났다가 다시 기회를 잡아 큰 기대를 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리스는 3회전에서 재클린 크리스티안(82위·루마니아)을 꺾으면 16강에 진출한다.

메이저 대회에서 러키 루저가 16강에 오른 것은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시작된 1968년 이후 5번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2023년 프랑스오픈에서 엘리나 아바네시안(41위·아르메니아)이 러키 루저 자격으로 16강까지 올랐다.

또 2018년에는 피터 폴란스키(캐나다)가 4대 메이저 대회에 모두 러키 루저 자격으로 본선에 나간 사례도 있다.

다만 폴란스키는 그해 4대 메이저 대회 단식 본선 1회전에서 모두 탈락했다. 행운이 오래가지는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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