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13년만에 동반 흑자 전망…올해 트럼프 호재 '파란불'
기사 작성일 : 2025-01-19 08:00:18

HD현대, 액화수소 탱크의 진공단열 기술에 대한 기본승인 획득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로이드선급 등 국제선급협회 소속 4개 선급으로부터 '액화수소 탱크의 진공단열 기술에 대한 기본승인'을 획득했다고 14일 밝혔다. 사진은 대형 액화수소 운반선 조감도. 2025.1.14 [HD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홍규빈 기자 = 국내 조선업체 '빅3'가 지난해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전망된다.

'슈퍼 사이클'(초호황기)이라는 추세적인 요인에 고가 선박 수주 확대, 신조선가와 환율 상승 등이 맞물린 결과다.

한미 간 조선업 협력에 힘입어 올해도 호황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이럴 때일수록 미래 동력 확보에 힘써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한화오션, 국산 LNG 연료탱크 탑재 초대형 컨테이너선 인도


한화오션은 고망간강 소재 LNG 연료탱크를 탑재한 2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싱가포르 익스프레스(Singapore Express)'호를 독일 하팍로이드(Hapag-Lloyd) 사(社) 에 인도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진은 한화오션이 건조한 24,000TEU급 이중연료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2024.5.10 [한화오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일 연합인포맥스 시스템을 통해 증권업계의 최근 석 달 치 전망을 분석한 결과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에서 모두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조선 3사가 나란히 연간 흑자를 기록하는 것은 2011년 이후 13년 만이다. 그동안은 전 세계적인 조선업 불황 여파로 이들 중 최소한 한 곳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009540]의 경우 매출은 전년 대비 19.4% 증가한 25조4천266억원, 영업이익은 407.9% 늘어난 1조4천338억원으로 예상됐다.

암모니아 운반선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선박 비중을 확대한 것이 대규모 실적 개선에 기여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도 전체 수주 181척 중 50척이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 운반선이었다.

한화오션[042660]은 매출이 40.9% 오른 10조4천399억원, 영업이익은 1천691억원으로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1천965억원이었다.

한화오션이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은 대우조선해양 시절인 2020년 이후 4년 만이다.

영업이익 개선 폭이 작은 것은 2022년 있었던 51일간의 파업 여파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매출은 23.34% 오른 9조8천791억원, 영업이익은 102.37% 증가한 4천721억원으로 전망됐다.

재작년 9년 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한 삼성중공업은 자체 목표였던 매출 9조7천억원·영업익 4천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 VLAC 기본인증 획득


삼성중공업은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포시도니아 2024'에서 영국선급(LR)으로부터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 암모니아 운반선(VLAC) 설계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획득했다고 5일 밝혔다. 사진은 암모니아 연료 추진 VLAC. 2024.6.5 [삼성중공업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조선 3사의 동반 흑자는 조선업 호황 속 선박 수주·건조량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수주량은 총 1천98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전년 대비 9.1% 증가했다. 건조량은 1천127만CGT로 주요국 중 최대 증가율(22.1%)을 기록했다.

4년 가까이 이어지는 신조선가 상승세도 실적 개선에 한몫했다.

작년 12월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189.2로 역대 최고치(191.5)의 99% 수준에 육박했다.

선박 건조 계약금을 달러로 지불받는 업계 특성상 최근의 고환율 기조도 호실적에 기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한화오션 리포트에서 "2024년 4분기 달러 대비 원화 평균환율 상승으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분은 334억원 이상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미 해군 함정, 창정비 위해 국내최초 한화오션 사업장 입항


한화오션이 MRO 사업을 위해 수주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이 창정비 수행을 위해 2일 오후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했다고 3일 밝혔다. 사진은 함정 정비를 위해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 입항한 '월리 쉬라'호가 안벽에 접근하는 모습. 2024.9.3 [한화오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도 호황 사이클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전통적 에너지와 화석연료 기반 산업을 중시하는 만큼 액화천연가스(LNG)와 LPG 운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협력 필요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유지·보수·정비(MRO) 사업도 전망이 밝다.

다만 지금의 호황이 외생적인 요인에 따른 것인 만큼 국내 조선 3사들이 현 상황에 안주해선 안 된다는 제언도 나온다.

대한조선학회장을 지낸 이신형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기업들이 잘했다기보다는 친환경 기조, 고환율 현상, 홍해 사태를 비롯한 지정학적 상황 등 외부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면서 "올해도 (호조가) 어느 정도 유지되겠지만 상황을 근시안적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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