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눈 쌓인 남한산성 수어장대(왼쪽)와 청량당. [ 자료사진]
이재영 기자 = 설 연휴 전국에 많은 눈이 예상된다.
2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일요일인 26일까지는 우리나라가 고기압 영향권에 놓이며 대체로 맑을 전망이다.
다만 우리나라 북쪽 중국 동북부에 자리한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동풍이 불며 동해안 쪽은 24∼25일 비나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동해안을 비롯한 백두대간 동쪽은 장기간 건조한 상태라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임시공휴일인 27일 중국 산둥반도 근처에 저기압이 발달하며 전국에 눈 또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저기압은 대기 상층에 자리한 절리저기압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가라앉으면서 형성되겠다.
북반구에서는 저기압 중심으로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바람이 분다.
우리나라 북서쪽에 자리한 저기압 전면에서는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유입되고 후면에서는 차고 건조한 북서풍이 불면서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충돌해 구름대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27일 눈과 비는 서쪽부터 시작해 점차 전국으로 확대되겠다.
해안의 경우 비가 오다가 눈으로 바뀌겠고,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내륙은 바로 눈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부지방과 남부지방 산지는 저기압이 강하게 발달할 경우 대설특보가 내려질 만큼 적설이 많겠다.
설 전날인 28일과 설날인 29일에는 저기압이 우리나라 북동쪽으로 빠져나간 가운데 우리나라 남동쪽에서 대륙고기압이 세력을 넓히면서 북서풍이 강하게 불어 들어 강수가 이어지겠다.
구체적으로 28일은 중부지방(강원영동)·호남·제주, 29일은 충청·호남·제주를 중심으로 눈과 비가 내릴 전망이다.
28∼29일은 눈과 비는 찬 공기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 위를 지나며 구름을 만들면서 내리겠다. 이때 서해상 해기차(해수와 대기의 온도 차)가 약 20도에 달해 구름대가 강하게 발달할 수 있다. 이에 이때도 27일과 마찬가지로 대설특보가 내려질 만큼 눈이 많이 올 수 있다.
27∼29일 기압계 모식도.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적설보다 우려되는 것은 빙판길이다.
최근 며칠간은 기온이 평년기온보다 2∼6도 높아 포근했는데, 27일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난 뒤 28일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강하게 유입돼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겠다.
이에 내린 눈과 비가 얼어 도로에 살얼음이 끼고 길이 빙판으로 변할 수 있다.
27∼29일 아침 기온은 영하 9도에서 영상 5도 사이, 낮 기온은 영하 1도에서 영상 10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평년기온(최저 영하 10∼0도·최고 영상 2∼9도)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수준이다.
설 연휴 날씨 전망.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차고 건조한 공기는 습한 공기보다 무거워 아래로 가라앉는 성질이 있고, 이는 지상에 강풍을 부르겠다.
강풍은 체감온도를 낮출 뿐 아니라 바다에 거센 풍랑을 일으키겠다.
이에 27∼30일 전 해상에 풍랑특보가 내려지겠으며, 특히 27∼29일 먼바다를 중심으로는 풍랑경보가 발령될 수 있겠다.
기상청은 27일부터 물결의 높이가 1∼4m, 먼바다는 최대 5m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설 연휴 배편으로 이동할 계획이면 사전에 운항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부터는 하늘이 흐린 정도 날씨를 예상하나, 아직 기간이 많이 남아 예보에 변동성이 크다. 변수는 우리나라 북쪽 대기 상층에 절리저기압이 언제까지 정체할지로, 이에 따라 우리나라 날씨도 크게 변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