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는 길…여기서부터 가자지구
귀향하는 피란민들 [AFP . 재판매 및 DB 금지]
임화섭 이신영 기자 = 합의 조건 이행을 놓고 삐거덕거려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이 일단 고비를 넘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와는 인질 3명 석방안을 타결하고, 레바논 남부의 철군 시한은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 깨질 수 있다는 우려를 사던 휴전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의 휴전을 중재하는 카타르 정부에 따르면 하마스는 민간인 아르벨 예후드를 포함한 인질 3명을 석방키로 합의했다.
석방 날짜는 "금요일(31일) 전"으로 못 박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6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서 하마스 측이 예후드와 군인인 아감 베르거, 그리고 다른 1명을 석방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 측이 27일 오전부터 가자지구 북부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귀향을 허용키로 했다고도 밝혔다.
총리실은 성명서에서 "이스라엘이 어떠한 협정 위반도 용납하지 않으리라는 점을 총리는 다시 강조한다. 우리는 살아 있는 이들과 숨진 이들을 막론하고 모든 인질들의 귀환을 위해 계속 행동할 것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예후드 석방을 둘러싸고 대립해왔다.
하마스는 2차 인질 석방 과정에서 이스라엘 여군 4명을 풀어줬는데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인질 석방 순서를 지키지 않았다고 반발하며 '넷자림 회랑'에 병력을 배치하고 주민 이동을 차단했다.
민간인 여성을 먼저 풀어주기로 했고 이에 따라 예후드가 돌아왔어야 하는데 군인을 먼저 석방한 것은 휴전협정 위반이라는 것이다.
양측은 이 문제를 놓고 진통을 겪었지만, 하마스가 예후드를 31일전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일단은 휴전 합의 이행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카타르 측 발표가 있은 후 하마스는 가자 휴전협정 이행 제1단계에 석방될 이스라엘인 인질들의 목록과 관련 정보를 중재자들에게 넘겨줬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북부로 귀향길 오른 팔레스타인 주민들 [AFP .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라엘은 26일에 만료될 예정이었던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도 휴전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이 감시하는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합의가 2025년 2월 18일까지 계속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1월 헤즈볼라와 60일간 임시휴전에 합의하고 이날까지 레바논 남부에서 병력을 빼기로 했지만 철군시한을 계속 미뤄왔다.
백악관은 레바논, 이스라엘, 미국 정부가 2023년 10월 7일 전쟁 발발 이후 잡힌 레바논 수감자의 귀환을 위한 협상도 시작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철군 시한 연장을 지지했다.
레바논도 백악관의 발표를 확인했다.
이스라엘 측 집계에 따르면 하마스는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해 테러공격을 가해 약 1천200명을 숨지게 하고 250여명을 인질로 붙잡았다.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 북부의 거의 모든 지역은 이스라엘 육군과 공군의 공격으로 초토화됐으며 이 과정에서 가자지구 보건부 집계 기준으로 팔레스타인인 4만7천여명이 숨졌다.
하마스가 예후드를 석방하기로 하면서 막혔던 넷자림 회랑 통행도 재개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카타르와 이집트가 중재한 휴전협정이 양측에 의해 순조롭게 이행된다면, 가자지구 중부와 남부에 피란 중인 가자지구 북부 주민 약 65만명이 귀향할 수 있게 된다.
로이터통신은 가자지구 북부의 집으로 돌아가려던 주민들 수만명이 이들의 귀향을 허용치 않는 이스라엘군에 가로막혀 이틀간 길목에서 대기중이라고 전했다.
피란민들은 승용차, 트럭, 인력거, 손수레에 매트리스, 음식, 텐트 등을 넘치도록 싣고 있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9일에도 하마스가 인질 명단을 늦게 준다며 휴전 발효를 2시간 45분 늦추고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폐허가 된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촌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촌 AFP=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휴전협정이 발효된 2025년 1월 19일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에서 피란민 가족이 이불 등 살림살이 옆에 앉아 있다. (Photo by Omar AL-QATTAA / AFP) 2025.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