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화재 현장 소방관 위해 새벽 식당 오픈한 주인 '화제'
기사 작성일 : 2025-01-28 08:00:38

(의정부= 심민규 기자 = 경기 의정부시 용현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현장에서 새벽에 식당 문을 열어 소방대원들을 도운 식당 주인의 선행이 주변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화재 당시 가게 문을 연 신장식당


[의정부하태핫태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28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8시 40분께 의정부시 용현동 용현산업단지의 한 유리 제조 공장과 침구 제조 공장 사이 공간에서 발생한 불이 강풍을 타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퇴근 후 집에서 재난 문자를 확인한 김영완(66) 신장식당 사장은 불이 난 곳이 본인의 식당과 가까운 위치임을 확인하자마자 현장으로 달려갔다.

김 사장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바람이 남쪽으로 강하게 불고 불이 더 확산하고 있었으며, 자신의 가게와 주변 공장들도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 사장은 와의 인터뷰에서 "바람 방향이 북쪽이었다면 우리 가게와 주변 공장들이 위험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고 천운이 따랐다"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불을 끄기 위해 소방대원들과 경찰관 등 너무 많은 분이 힘들게 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 불길이 잦아들자 김 사장은 "뭐라도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에 위해 새벽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문을 열었다. 평소 식당 오픈 시간은 11시30분이었다.


의정부 용현산업단지 공장 화재


(의정부= 임병식 기자 = 14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시 용현산업단지 내 한 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5.1.14

당시 의용소방대가 물을 끓이고 전자레인지를 사용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식당의 조리 시설과 공간을 기꺼이 제공했다.

김 사장은 직접 물을 끓이고 반찬을 꺼내 소방대원들에게 컵라면과 커피 등을 먹을 수 있게 하고 화장실을 개방하는 등 잠시나마 쉴 수 있도록 도왔다.

그는 "현장에서 고생하는 소방대원과 경찰관분들께 따뜻한 공간을 제공하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의용소방대가 야외에서 음식을 준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제 시설을 쓰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용현산업단지에서 약 25년간 식당을 운영하는 김 사장은 구내식당이 없는 인근 공장 직원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제공해왔다.

의정부소방서 관계자는 "사장님께서 새벽 시간임에도 가게를 열어주셔서 저희가 추위 속에서도 따뜻한 음식을 먹으며 잠시 쉴 수 있었다"며 "복장이 불 냄새와 먼지로 더럽혀졌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화장실까지 내어주셔서 우리에게 큰 힘이 됐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준비된 각종 반찬과 식기류


[의정부하태핫태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이 같은 사연은 지역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많은 시민의 호응을 얻었다.

시민들은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 "돈으로 혼내주러 가자"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김 사장의 따뜻한 배려를 칭찬했다.

이번 화재로 인해 공장 건물 3개 동이 전소되고 5개 동이 일부 소실되는 등 9억2천800만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경찰과 소방 당국은 합동 감식 등을 진행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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