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기업헌금 폐지' 野요구 또 거절…"금지할 이유 없어"
기사 작성일 : 2025-01-28 11:00:56

이시바 시게루 총리(왼쪽)와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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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박상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일부 야당들이 요구해 온 기업·단체 후원금 폐지에 대해 또다시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28일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전날 중의원(하원)에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가 기업 후원금 폐지를 요구하자 "기업·단체 헌금(후원금) 자체가 부적절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거절했다.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의 기본적 생각은 법인 등의 기부를 금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라며 기업과 단체 후원금을 아예 금지하는 것보다는 투명성을 제고하는 편이 낫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치권은 지난해 임시국회에서 기업·단체 후원금 금지법안 등에 대해 올해 3월까지 결론을 내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집권 자민당은 전날 정치개혁본부 회의에서 기업·단체 후원금 존속을 전제로 하되 후원 기관 공개를 강화하는 법안을 국회에 단독으로 제출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시바 총리는 국회의원 파벌에 이어 도쿄도 의회 자민당 회파에서도 비자금 문제가 불거진 것과 관련해 노다 대표가 자민당 지방조직 재조사를 촉구하자 "지금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거부했다.

앞서 일본 검찰은 도쿄도 의회 자민당 회파인 '도의회 자민당'이 정치자금 모금 행사(파티)를 주최하면서 수입 일부를 정치자금 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혐의로 회파 회계 담당 직원을 이달 중순 약식 기소했다.

자민당은 2023년 연말에 불거진 일부 파벌의 '비자금 스캔들'로 홍역을 치렀고, 정치자금 문제에 대한 부정적 여론으로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과반 의석 달성에 실패했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일부 야당이 요구하는 선택적 부부 별성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아 언제까지 결론을 미뤄도 좋은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기에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일본 법률은 부부가 남편이나 부인 성(姓) 중 하나만 택하도록 하고 있으며, 대부분 부인이 남편 성을 따른다. 선택적 부부 별성은 부부가 다른 성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자는 제도다.

하지만 보수 정당인 자민당 내에는 선택적 부부 별성제 도입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는 이시바 총리가 전날 국회에서 한 발언에 대해 "소극적 자세가 눈에 띄었다"며 지론을 주장하기보다는 신중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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