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친러 대선 후보 "우크라 영토 분할 불가피"
기사 작성일 : 2025-01-31 00:00:58

컬린 제오르제스쿠 후보


[A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 신창용 특파원 = 친러시아 성향의 루마니아 극우 대선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62)가 전쟁 종식 후 우크라이나의 영토가 분할될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Digi24에 따르면 그는 전날 언론인 이온 크리스토이우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가상의 국가"라며 전쟁이 끝난 뒤 국경이 바뀔 가능성에 대해 "100% 그렇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상은 변하고, 국경도 변할 것이다. 우리는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가"라며 "북부 부코비나, 부게아츠, 마라무레슈에 관심이 있다. 옛 트란스카르파티아 지역의 일부는 헝가리가 가져가고 르비우는 폴란드가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도 이 지역들은 역사적으로 우리의 땅"이라며 "나는 대(大)루마니아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신속한 합의를 통해 전쟁을 끝내려 할 것이며 이는 루마니아가 더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외무부가 이날 성명을 통해 강력히 반발했다고 현지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가 전했다.

헤오르히 티크히 외무부 대변인은 "제오르제스쿠의 발언은 러시아의 선전에 불과하다"며 "그는 '독립적인' 정치인으로 보이려 하지만 실제로는 모스크바(러시아)의 꼭두각시라는 것이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발언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분할 방안'과 일치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인테르팍스통신은 러시아 국방부가 2045년까지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세 구역으로 해체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지난해 11월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가 공식 합병할 점령 지역, 러시아 군대가 주둔하는 친(親)러시아 지역, 러시아와 폴란드·헝가리·루마니아 등이 참여하는 우크라이나 서부 분쟁 지역으로 나누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지난해 11월 대선 1차 투표에서 깜짝 1위를 차지하며 결선 투표에 진출했다.

그는 과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제대로 된 지도자", "우크라이나는 본래 정식 국가가 아니다"와 같은 러시아를 두둔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대선 유세 과정에서 러시아가 틱톡을 이용해 제오르제스쿠 후보를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헌법재판소는 1차 투표 결과를 무효로 결정하고 재선거를 명령했다.

오는 5월4월에 치러질 재선거를 앞두고 그는 여론조사에서 38%의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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