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맞아 나라에 좋은 기운 가득하길" 대구향교서 입춘방 행사
기사 작성일 : 2025-02-03 12:01:13

대구향교 입춘방 행사


[촬영 윤관식]

(대구= 윤관식 기자 = "새봄을 맞아 나라가 좋은 기운을 받고 안녕하길…"

절기상 입춘인 3일 오전 대구 중구 대구향교에서 입춘방(立春榜) 행사가 열렸다.

입춘은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의 시작을 알리는 날로, 과거 농경 사회에서는 입춘을 농사의 시작으로 여겨 풍년을 기원하는 다양한 의식을 치렀다.

입춘방은 이러한 전통의 일부로, 액운을 막고 복을 불러오는 상징적인 글귀를 써서 대문,기둥 등에 붙이는 것을 말한다.


입춘방 쓰는 시민들


[촬영 윤관식]

이날 대구 향교 서예원은 입춘방을 쓰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서예원에 가득한 먹 향기가 봄의 시작을 알리는 듯했다.

시민들은 한지를 앞에 놓고 신중한 모습으로 입춘방을 써 내려갔다.

입춘방의 대표적인 문구는 '입춘대길 건양다경'으로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라, 맑은 햇볕이 가득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기원한다는 뜻이다.

서예원 박윤화(80) 회장은 "14년간 매년 입춘방을 쓰고 있다"며 "올해는 춘첩을 쓰고 우리 서예원 모두의 건강을 기원했다"고 말했다.


찬바람 불어도 '입춘'


[촬영 윤관식]

입춘방이 완성되자 의복을 입은 유생들은 각 손에 입춘방을 쓰고 외삼문(향교 입구)으로 향했다.

봄이 무색한 찬바람에 손에 든 입춘방이 흩날렸다.

유생들은 옷매무새를 바로잡으며 외삼문에 줄지어 섰다.

봄을 알리기 위한 행사에 유생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유생들은 가장 잘 쓴 입춘방을 골라 외삼문에 정성스레 붙이고 행사를 마쳤다.


대구향교 입춘방 행사


[촬영 윤관식]

대구향교 도인석 전교는 "입춘방 행사는 단순히 전통을 기리는 것을 넘어, 지역 사회 화합과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분이 새봄의 기운을 느끼고, 희망찬 한 해를 시작하시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예원 김상만 지도교사는 "시국이 참 어수선하다 보니 국가의 안정, 안녕이 가장 걱정된다"며 "나라가 새봄을 맞이해 좋은 기운을 받고 안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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