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PLO, 트럼프 가자구상에 "용납 않을것" 맹비난
기사 작성일 : 2025-02-05 18:00:5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2.5

(이스탄불= 김동호 특파원 = 미국이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주시키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5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모두 분명한 거부 입장과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대변인 압델 라티프 알카누는 성명에서 "미국의 인종차별적인 입장은 우리 국민을 몰아내고 우리 대의를 없애라는 이스라엘 극우파의 입장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 정치국 관리 사미 아부 주흐리는 별도 성명에서 "우리는 가자지구 주민이 떠날 수밖에 없다는 트럼프의 발언을 거부한다"며 "이는 역내에 혼란과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주흐리는 "가자지구의 사람들은 이런 계획이 통과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국민을 그들의 땅에서 몰아낼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에 대한 (이스라엘의) 점령과 침략이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후세인 알셰이크 사무총장도 엑스(X·옛 트위터)에서 "팔레스타인 인민을 고국에서 쫓아내겠다는 그 어떤 요구도 거절한다"고 밝혔다.

알셰이크 총장은 "우리는 이곳에서 태어났고, 이곳에 살고 있으며, 이곳에 남을 것"이라며 "국제적 정통성과 국제법에 따라 '2국가 해법'만이 안보와 안정, 평화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가자지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 재정착시켜야 한다면서 "미국이 가자지구를 장악할 것(take over)"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가자를 소유할 것이며 현장의 모든 위험한 불발탄과 다른 무기의 해체를 책임지고, 부지를 평탄하게 하고, 파괴된 건물을 철거하고, 지역 주민에게 일자리와 주거를 무한정으로 공급하는 경제 발전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페허 된 가자지구


(로이터 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한 건물에서 폐허가 된 거리를 내려다보는 팔레스타인 주민. 2025.2.5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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