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 방화벽' 논란에 집권 사민당 지지율 반등
기사 작성일 : 2025-02-06 00:00:57

프리드리히 메르츠 CDU 대표 선거 포스터


[EPA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 김계연 특파원 = 3년간 꾸준히 하락하던 독일 집권 사회민주당(SPD) 지지율이 오는 23일(현지시간) 총선을 앞두고 오랜만에 반등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유고브 설문에서 SPD 지지율은 18%로 일주일 사이 3%포인트 상승했다. 제1야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지난주와 같은 지지율 29%로 1위를 지켰고 극우 독일대안당(AfD)는 1%포인트 떨어진 22%를 기록했다.

전날 공개된 포르자 여론조사에서는 CDU·CSU 연합이 1위를 지켰으나 지지율은 일주일 새 2%포인트 떨어진 28%였다. 이는 이 회사 설문에서 2023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SPD(16%)와 AfD(20%) 지지율은 변동이 없었다.

3년여 만에 정권 탈환을 노리는 중도우파 CDU·CSU 연합은 총선 전에 난민 정책을 강화하겠다며 지난달 말 AfD와 사실상 협력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AfD 의원들 찬성표에 힘입어 법적 구속력 없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뒤 내친김에 법률 개정까지 표결에 부쳤다가 무산됐다.


"우리가 방화벽이다" 극우 반대 시위


[AFP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는 각급 연립정부 구성은 물론 의사 안건에서도 AfD와 협력하지 않는다는 정치권 금기를 깨뜨려 논란을 일으켰다. CDU·CSU 연합과 AfD를 싸잡아 규탄하는 극우 반대 시위가 전국에서 매일 열리는 가운데 지난 2일 베를린에서는 '방화벽을 위한 데모'라는 구호 아래 16만명(경찰 추산)이 모였다. 방화벽은 독일 민주주의를 극우 세력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뜻으로, AfD와 협력을 금지하는 정당들의 원칙을 가리키는 말이다.

방화벽 붕괴 논란으로 얻은 SPD의 반사이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올라프 숄츠 총리의 국정에 대한 만족도는 취임 직후인 2022년 1월 60%에서 올해 1월 24%로 떨어졌다.

숄츠 총리는 우여곡절 끝에 SPD 총리 후보로 나서 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지지율로는 가능성이 희박한 데다 카리스마와 지도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다.

일간 타게스슈피겔은 지난해 11월 '신호등' 연립정부 붕괴 이후 라르스 클링바일 SPD 공동대표가 두 차례에 걸쳐 숄츠 총리의 연임 도전을 만류했다고 5일 보도했다. 당시 SPD에서는 여야를 통틀어 대중적 인기가 가장 많은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을 총리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독일 총리는 총선으로 새 의회가 구성된 이후 연방의원들이 뽑는다.

댓글